7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왕열 (Wang Yeul)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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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열 작가, 현대의 무릉도원에서 만나는 말과 명상의 풍경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를 떠올리면 어떤 풍경이 그려질까요. 왕열 작가는 아득한 산과 구름, 한가롭게 머무는 말과 새를 통해 현대인이 꿈꾸는 이상향을 화면에 펼쳐 보입니다. 전통 산수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강렬한 색채와 아크릴 물감, 자유로운 구성을 활용하는 그의 작품은 익숙한 한국화와는 다른 감각을 전합니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현대적인 무릉도원을 만들어온 작가가 바로 왕열입니다. 전통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왕열 왕열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전통 회화의 정신과 조형 원리를 깊이 연구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오늘날의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자연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산과 계곡을 사실적으로 옮긴 풍경은 아닙니다. 작가의 기억과 상상, 동양철학의 자연관이 결합된 마음속 풍경에 가깝습니다. 수묵의 번짐과 여백,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선 위에 붉은색과 파란색, 초록색 등 선명한 색채가 더해집니다. 전통 한국화의 차분함과 현대 회화의 감각적인 색채가 한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말과 새 왕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산과 구름 사이에 말과 새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풍경을 꾸미는 소재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감정을 대신하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말은 자유와 생명력, 여행과 동행을 떠올리게 합니다. 화면 속 말은 힘차게 달리기보다 산 위에 조용히 서 있거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쉬고 싶은 현대인의 마음과도 닮아 있습니다. 새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 더 넓은 세계로 향하는 존재입니다. 붉은 산과 푸른 숲 사이를 날아가는 새는 화면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자유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동물을 통해 인간의...

《원을 그리는 방법》권욱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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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욱 개인전 《원을 그리는 방법》, 반복되는 선 안에서 발견하는 시간의 흔적 우리는 원을 가장 단순한 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과 끝이 연결되고, 어느 방향에서도 같은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손으로 완벽한 원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원이 사실은 가장 어렵고, 가장 많은 시간과 집중을 요구하는 형태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권욱 개인전 《원을 그리는 방법》은 이처럼 단순한 원이라는 형태를 통해 시간과 반복, 수행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도형을 넘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창작의 과정을 보여주며,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축적되는 감정과 시간을 작품으로 풀어냅니다. 원은 완성이 아닌 과정이다 이번 전시에서 '원'은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작가에게 원은 수없이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며, 매일 조금씩 이어지는 삶의 기록입니다. 완벽한 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손의 움직임은 언제나 미세하게 흔들리고, 선은 조금씩 두꺼워지거나 얇아집니다. 그러나 바로 그 차이가 작품의 개성이 되고, 시간이 남긴 흔적이 됩니다. 권욱 작가는 이러한 작은 차이를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복된 선 하나하나를 화면에 남겨두며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반복되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수행성 권욱 작가의 작업을 바라보고 있으면 명상이나 수행을 떠올리게 됩니다.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화면 위에 그어진 선들은 일정한 규칙을 따르면서도 조금씩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며, 그날의 감정과 호흡, 몸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기록합니다. 이러한 반복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작업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작품은 완성된 하나의 이미지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기록이기도 합니다. 가까이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선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흔적으로 보...

아라 회화전 《별밤사계》, 별빛으로 피어난 꿈과 사랑의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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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회화전 《별밤사계》, 별빛으로 피어난 꿈과 사랑의 사계절 별은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밤을 밝히며 사람들의 꿈과 그리움을 품어왔다. 누군가에게는 길을 알려주는 빛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쉽게 잊히지 않는 사람과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원주 갤러리 원에서 열리는 아라 작가의 회화전 《별밤사계》는 별이 지닌 꿈과 사랑, 기다림의 의미를 사계절의 감각으로 풀어낸 전시다. 전시는 2026년 7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진행되며, 반복되는 붓질로 완성된 별과 꽃의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별 하나에 담아낸 꿈과 사랑 아라 작가의 작업에서 별은 단순히 밤하늘을 장식하는 자연의 대상이 아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자신을 비추는 존재이자,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의 빛이다. 작가는 별 하나에 꿈과 사랑을 담고, 그 빛이 꽃이 되며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지는 과정을 화면 위에 펼쳐 보인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두운 밤에도 사라지지 않는 작은 희망과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소중한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전시 제목인 ‘별밤사계’에는 별이 빛나는 밤과 봄·여름·가을·겨울의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 계절이 달라져도 하늘의 별이 그 자리를 지키듯, 사람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꿈과 사랑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육각형 붓질로 만들어진 별 아라 작가의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육각형의 형태를 이루는 반복적인 붓질이다. 작가는 짧은 붓질을 여러 번 쌓아 올리며 자신만의 별을 표현한다. 화면 위에 반복된 형태는 작은 빛의 조각처럼 보이다가 서로 연결되며 별과 꽃, 밤하늘의 풍경으로 확장된다. 하나의 붓질은 작고 단순하지만 수많은 흔적이 모이면 풍부한 색과 리듬을 지닌 화면이 완성된다. 이러한 반복은 단순한 조형 기법을 넘어 작가가 꿈과 기억을 쌓아가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같은 동작을 이어가면서도 색의 농도와 방향, 붓의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이 만들어진다. 작품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각각의 붓질과 물감의 흔적...

빛이 머무는 Where Light Lingers(김덕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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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머무는 Where Light Lingers|김덕기가 그려낸 행복의 풍경 햇살이 비치는 정원과 잔잔한 호수, 꽃이 만발한 들판과 그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김덕기 작가의 그림에는 우리가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고 싶은 행복한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김덕기 개인전 《빛이 머무는 Where Light Lingers》가 2026년 8월 13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열립니다. 2016년 노화랑 개인전 이후 10년 만에 같은 공간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가족과 자연, 여행의 풍경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빛 이번 전시의 제목인 ‘빛이 머무는’은 단순히 풍경을 밝히는 햇빛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행지에서 마주한 눈부신 장면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따뜻한 감정을 상징합니다. 김덕기 작가는 실제 풍경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그날 느꼈던 빛과 공기, 마음속에 남은 인상을 화면 위에 다시 구성합니다. 작품 속 풍경이 현실보다 더욱 밝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토스카나의 언덕과 나폴리만의 햇살, 루체른과 볼프강의 호수, 알부페이라의 붉은 절벽처럼 다양한 여행지가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작가에게 여행지는 특정 지역을 기록하기 위한 장소라기보다 행복했던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마음의 풍경에 가깝습니다. 색점으로 쌓아 올린 행복의 순간 김덕기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색채와 수많은 점입니다. 작가는 작은 색점을 하나씩 쌓고 선을 겹쳐 나무와 꽃, 물결과 햇빛을 표현합니다. 점묘법을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표현은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색점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화면에 리듬과 생명력을 만들고, 풍경을 감싸는 빛과 공기의 움직임까지 전달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서로 다른 색의 붓질이 자유롭게 흩어져 있지만,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 풍성한 숲과 들...

Body of the Soul ; 영혼의 몸통을 드러내는 것(구나리_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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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 of the Soul, 구나리가 드러낸 영혼의 몸통 사람은 하루에도 여러 개의 얼굴을 바꿔가며 살아갑니다. 직장에서는 침착한 표정을 짓고, 관계 속에서는 상처받지 않으려 마음을 숨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외피를 하나씩 걷어냈을 때 우리 안에는 어떤 모습이 남아 있을까요? 구나리 작가의 개인전 **〈Body of the Soul; 영혼의 몸통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표정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얼굴을 벗겨내고, 그 아래 감춰진 원초적인 존재를 회화로 드러내는 전시입니다. 전시는 2026년 8월 1일부터 8월 22일까지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갤러리제이원에서 열립니다.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토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은 휴관입니다. 외피를 걷어낸 자리에 남은 존재 이번 전시 제목에서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몸통’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영역으로 생각되지만, 작가는 영혼에도 하나의 몸이 있다고 상상합니다. 그 몸은 사회적으로 다듬어진 모습과 거리가 멉니다. 예쁘게 정리되지 않았고 때로는 낯설거나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작품을 오래 바라보면 그 거친 모습 안에서 오히려 솔직한 아름다움이 발견됩니다. 저도 작품 설명을 읽으며 ‘나는 타인에게 어떤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숨기고 싶었던 감정까지 하나의 몸으로 받아들인다는 발상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뒤섞인 현대적 신화 구나리 작가의 화면에서는 인간의 몸과 동물의 형상이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낯선 존재의 얼굴에 작가 자신의 모습이 섞이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생명체가 하나의 인물로 완성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결합은 단순히 기괴한 장면을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인간이 감춰온 본능과 욕망, 두려움, 상처를 시각적인 존재로 변화시키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반복적으로 변형된 인물들은 인간이 자신을 이해하기 ...

다정한 그늘 아래(정민희, 정현)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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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그늘 아래, 반려동물과 함께 만나는 평온의 풍경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머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더 많이 이루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눈앞에 있는 작은 풍경을 놓치기도 하죠. 정민희·정현 작가의 2인전 **〈다정한 그늘 아래〉**는 그런 우리에게 잠깐 걸음을 늦춰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눈을 감고 쉬는 강아지, 담장 위의 고양이, 길가에 피어난 민들레처럼 평범한 존재를 통해 일상에 숨어 있던 고요한 위로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빛을 피하는 곳이 아닌, 마음이 쉬는 그늘 이번 전시에서 ‘그늘’은 어둡거나 빛이 닿지 않는 공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과 나란히 머물 수 있는 심리적 장소에 가깝습니다. 전시장 안의 작품들은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잠든 동물과 도시의 작은 자연을 바라보게 합니다. 처음에는 소박하게 보이지만 작품 앞에 오래 서 있을수록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꽤 인상적입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2026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리며,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합니다. 정민희 작가의 리치, 지금 이대로도 충분한 존재 정민희 작가는 눈을 감고 평온하게 쉬는 강아지 형상인 ‘리치’를 통해 내면의 안정과 충만함을 이야기합니다. 리치는 작가가 오래도록 동경해온 마음의 상태이자, 이미 자신의 안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상징적 자아입니다. 초기 작품 속 리치는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듯 단단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형상은 조금씩 작고 부드러워졌고, 최근에는 낮잠을 자는 강아지처럼 풍경 속에 고요하게 스며듭니다. 대표작인 ‘Nap’ 연작도 애써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전합니다. 성과를 내야 마음이 편해지는 생활에 익숙한 관람객이라면 리치의 모...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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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인 티보 국내 첫 회고전, 달콤한 디저트에 숨은 질서 알록달록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그린 그림이 왜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을까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은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웨인 티보의 작품세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폭넓게 조명하는 회고전입니다. 전시는 2026년 9월 19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며, 회화와 드로잉을 포함한 대표작 105점을 선보입니다. 케이크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웨인 티보 웨인 티보는 케이크와 파이, 사탕 진열대와 아이스크림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반복해서 그렸습니다. 작품 속 디저트는 먹음직스럽고 밝아 보이지만, 단순한 음식 그림에 머물지는 않습니다. 케이크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진열대와 가지런히 정돈된 사탕은 현대 소비사회가 상품을 배치하고 바라보게 만드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색은 화사하지만 사물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과 고요함도 느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달콤하고 친근한 그림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오래 바라보니 밝은 색 뒤에 정리와 반복, 소비와 선택에 관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 생각보다 깊게 다가왔습니다. 팝아트와 닮았지만 다른 회화 웨인 티보는 1960년대 미국 소비문화를 다뤘다는 점에서 팝아트 작가로 자주 분류됩니다. 그러나 대량 인쇄 이미지와 광고물을 직접 차용했던 팝아트와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정물화와 풍경화의 구도를 바탕으로 물감을 두껍게 쌓고, 사물의 가장자리에 선명한 색을 겹쳐 독특한 빛과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케이크 위의 크림은 실제 질감처럼 두껍게 표현되고, 평범한 진열대는 무대처럼 특별한 공간으로 변합니다.                                             웨인 티보의 'D...

속초시립박물관 야간 개장, 곤충전과 전통공연으로 즐기는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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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립박물관 야간 개장, 곤충전과 전통공연으로 즐기는 여름밤 낮의 무더위를 피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속초 실내 나들이 장소를 찾고 계신가요? 속초시립박물관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2026년 7월 24일부터 8월 15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야간 개장 을 운영합니다. 해당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전시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우리들의 작은 친구, 곤충》과 전통문화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까지 무료 관람 속초 여행은 해수욕장과 시장, 설악산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낮에는 기온이 높아 야외 관광을 오래 이어가기 쉽지 않은데요. 속초시립박물관 야간 개장은 더위가 한풀 꺾인 저녁에 전시와 공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습니다. 운영 기간 중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해 가족 여행객의 부담도 적습니다. 저도 여름 여행을 계획할 때 낮에는 바다나 카페를 둘러보고 저녁 일정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박물관 관람과 전통공연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생각보다 실용적으로 느껴집니다. 살아 있는 곤충을 만나는 특별기획전 야간 개장 기간에는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우리들의 작은 친구, 곤충》도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수서곤충 등 살아 있는 곤충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곤충 표본도 함께 전시돼 곤충의 생김새와 생활환경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곤충의 크기와 뿔 모양, 다리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세요. 책이나 영상으로 접했던 곤충을 실제로 관찰하면 생태에 대한 호기심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습니다. 토요일 밤 펼쳐지는 고향의 밤 콘서트 토요일에 방문한다면 오후 7시 30분부터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고향의 밤 콘서트’ 도 놓치지 마세요. 공연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속초사자놀이를 비롯해 속초시립풍물단...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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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태국전, 239점으로 만나는 태국미술의 역사 태국 여행에서 사원과 불상을 본 적은 있어도, 태국미술의 흐름을 시대별로 살펴볼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조각, 회화, 공예품으로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총 214건 239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국내에서 태국 문화와 미술을 대규모로 조명하는 첫 특별전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여러 문화가 만나 완성된 태국미술 태국은 동남아시아 대륙의 중심에 자리해 오래전부터 여러 민족과 종교, 문화가 오가는 길목이었습니다. 인도에서 전해진 불교와 힌두교 문화에 지역 전통이 더해졌고, 주변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태국만의 조형미가 발전했습니다.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태국미술이 하나의 고정된 양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외부 문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새롭게 변형하면서 완성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시대와 왕국의 이름을 모두 외우려고 하기보다 불상의 얼굴과 자세, 장신구와 옷 주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보세요. 시대별 특징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걷는 부처’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으로는 수코타이 시대의 〈걷는 부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불상이 앉거나 서 있는 정적인 모습인 것과 달리,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딛고 걸어가는 순간을 표현했습니다. 몸은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고 손과 발은 길고 우아하며, 얼굴에는 고요한 미소가 담겨 있습니다. 수코타이 불교미술은 현실의 신체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깨달음을 얻은 존재의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작품의 앞모습만 보지 말고 옆으로 이동하며 몸의 곡선과 발끝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걷는 듯한 생동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불교미술을 넘어 만나는 왕실과 생활문화 전시는 불상만 보여주지 않습...

로버트 라이먼 (Robert Ryman)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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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라이먼, 흰색으로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 화가 하얀색으로 칠한 사각형 그림을 보고 “이것도 미술일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버트 라이먼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같은 흰색도 재료와 붓질, 빛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로버트 라이먼은 흰색을 중심으로 회화의 표면과 구조, 전시 공간의 관계를 탐구한 미국 현대미술가입니다. 단순한 화면 안에서 물감과 붓질, 바탕 재료와 벽면까지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재즈 음악가를 꿈꾸며 뉴욕으로 향하다 라이먼은 처음부터 화가를 목표로 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테너 색소폰을 연주했던 그는 재즈 음악가가 되기 위해 1952년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현대미술 작품을 매일 가까이에서 접하게 됩니다. 정규 미술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찰하고 직접 물감을 다루며 회화의 기본 요소를 탐구했습니다. 저도 그의 이력을 처음 접했을 때 조금 놀랐는데요. 전문적인 미술학교보다 작품을 직접 보고 실험한 시간이 독창적인 작업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버트 라이먼은 왜 흰색을 선택했을까 라이먼의 작품은 흔히 ‘흰색 그림’으로 불리지만, 작가에게 흰색은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강렬한 색이나 구체적인 이미지가 등장하면 관람객은 그림 속 이야기와 상징부터 해석하려 합니다. 반면 흰색을 사용하면 물감의 두께와 붓질의 방향, 바탕 재료가 드러나는 부분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뭅니다. 매끄럽게 칠한 흰색과 거칠게 뭉친 흰색은 서로 다른 감각을 만듭니다. 물감을 얇게 바른 부분에서는 바탕이 비치고, 두껍게 올린 부분에서는 붓의 움직임과 물질감이 강조됩니다. 여러분은 흰색 화면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캔버스 밖으로 확장된 회화 로버트 라이먼은 캔버스와 유화물감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종이와 리넨, 알루미...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풍만한 인물에 담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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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풍만한 인물에 담긴 이야기 몸집이 크게 부풀어 오른 사람과 동물, 과일과 악기까지.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은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살펴보는 대규모 전시입니다. 2015년 국내 전시 이후 11년 만에 다시 마련된 자리로, 유화와 드로잉, 조각 등 총 112점이 소개됩니다.  뚱뚱한 인물이 아니라 부피를 탐구한 그림 보테로의 작품을 처음 보면 흔히 ‘뚱뚱한 사람을 그린 화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관심을 가진 것은 몸무게가 아니라 양감과 부피가 만들어내는 감각 이었습니다. 보테로는 인물뿐 아니라 기타와 과일, 말과 고양이, 가구와 건물까지 크게 팽창시켰습니다. 화면 안에서 모든 대상이 풍성한 부피를 갖게 되면서 평범한 일상도 기념비적인 장면으로 변합니다. 과장된 형태인데도 화면은 불안정하지 않습니다. 인물과 사물의 크기, 색과 공간이 정교하게 균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독자적인 표현 방식은 작가의 이름을 따서 ‘보테리즘’이라고 불립니다.  명화를 보테로의 방식으로 다시 그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미술사의 유명 작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주한 작업도 만날 수 있습니다. 보테로는 벨라스케스와 루벤스, 다빈치 등 고전 거장의 작품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구도와 인물을 빌려오되 형태를 팽창시키고 색과 세부 요소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저도 보테로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유머러스한 인물에 먼저 눈길이 갔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고전 회화의 구도와 현대적인 풍자가 함께 담겨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일상과 기억 보테로의 작품에는 고향 콜롬비아의 거리와 광장, 음악가와 무용수, 가족과 성직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밝고 따뜻한 색채와 평온한 표정 때문에 행복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계층과 ...

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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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 갤러리가 할인 매장으로 변한 이유 ‘최대 40% 할인’이라는 문구를 미술관에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는 서울 북촌 CN갤러리 전체를 가상의 의류 할인 매장 ‘ZOLO-B Store’ 로 바꾸는 전시입니다. 관람객은 전형적인 미술 전시를 감상하기보다 쇼핑하듯 작품 사이를 둘러보고, 신상품과 재고상품으로 구분된 작업을 만납니다. 전시는 2026년 7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립니다.                                                                 《UP TO 40% OFF》  할인 매장으로 변신한 CN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명과 미술 전문용어보다 의류 매장에서 볼 법한 익숙한 표현을 만나게 됩니다. 신작은 ‘신상품’, 지난 작업은 ‘재고상품’으로 소개되고, 작가의 작업 이야기는 의류 디자이너의 설명처럼 펼쳐집니다. 저도 전시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실제 작품 할인 행사인가 싶어 조금 놀랐는데요. 여기서 할인은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낮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래된 재고를 비워야 새로운 상품을 채울 수 있듯, 지난 작업을 내보내야 다음 창작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다음 작업의 자리 이종섭 작가에게 과거의 창작물은 작업실에 계속 보존되어야 하는 완결된 결과물이 아닙니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다시 순환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전시장에 빈자리가 생기는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상태가 아니라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작업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UP TO 40% OFF》...

허주(Heoju) 시니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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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작가, 여든에 다시 만난 나의 계절 그림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가 있을까? 허주 작가는 여든의 나이에 첫 개인전 《보고 싶은 나의 계절에게: 여름의 출발》을 선보이며 이 질문에 자신의 작품으로 답한다. 오랜 기간 전문 작가로 활동해온 인물이 아니라, 삶의 후반부에 붓을 들고 자신만의 색과 이야기를 발견한 시니어 신진예술가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허주 작가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이다. 오랜 세월 가족과 생활을 먼저 돌보며 살아온 시간 뒤에 우연히 만난 그림은 마음속에 남아 있던 기억과 감정을 밖으로 꺼내는 새로운 언어가 됐다. 삶의 경험이 그림이 되다 허주 작가의 작업은 미술 이론이나 정교한 기법보다 삶에서 직접 경험한 감정에서 시작된다. 그림 속 색과 형태에는 지나온 계절의 기억, 그리운 사람과 장소, 말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이 담긴다. 작품은 과거를 사실적으로 기록한 일기라기보다 오랜 시간 마음속에 머물렀던 장면을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만나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허주 작가의 그림에서는 완벽하게 다듬어진 표현보다 솔직한 감정과 자유로운 움직임이 먼저 느껴진다. 색을 선택하고 선을 긋는 행위 자체가 작가에게는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 보고 싶은 ‘나의 계절’이란 전시 제목 《보고 싶은 나의 계절에게》는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앞으로 찾아올 시간을 기다리는 설렘을 함께 품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젊은 시절을 봄과 여름에 비유하고, 노년을 가을이나 겨울로 생각한다. 그러나 허주 작가는 여든의 시간을 ‘여름의 출발’이라고 부른다. 여름은 생명력이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는 계절이다. 꽃과 나무가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충분한 햇빛 속에서 힘차게 성장한다. 작가에게 여든은 삶을 정리하는 끝이 아니라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감정과 꿈을 뜨겁게 펼치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러한 제목은 나이에 따라 삶의 계절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시작하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누구나 자신만의 새로운 계절을 ...

정해광 (Jeong. Hae Kwang)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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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광 작가, 극사실주의로 현대인의 욕망과 내면을 그리다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려진 인물화는 눈에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 그림일까? 정해광(Jeong Hae Kwang) 작가는 극사실적인 인물 표현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욕망과 불안,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서양화가다. 그의 작품은 피부의 질감과 머리카락, 옷의 주름까지 섬세하게 묘사하지만 단순한 사진 복제에 머물지 않는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과 상징적인 이미지를 결합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오랫동안 누드와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작업해왔다. 작품 속 인물은 아름답고 완벽한 외형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는 사회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현대인의 심리가 담겨 있다. 정해광의 극사실주의가 눈으로 보이는 사실보다 그 안에 숨겨진 감정과 시대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회화로 평가되는 이유다.                                                                   Hello! Theresa (2015) 사진과 다른 극사실주의 극사실주의는 대상을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하는 미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해광의 작품에서 정교한 묘사는 작업의 목적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작가는 실제 인물을 세밀하게 그린 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한 화면 안에 배치한다. 조선시대 신윤복의 미인도와 고대 이집트의 왕비 네페르티티, 북한 여성과 현대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한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인물과 상징이 함께 등장하면서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새로운 이야기...

장우석( Jang Woo-seok)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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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석 작가, 스쳐 지나간 장면에서 시대와 인간의 흔적을 채집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풍경과 뉴스 속 한 장면은 언제 예술이 될까? 장우석 작가는 일상과 사회에서 발견한 장면을 수집하고, 이를 한국화와 드로잉, 입체 설치로 재구성하는 예술가다. 그의 작업은 눈앞의 대상을 아름답게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한 장면이 품고 있는 사회적 의미와 인간의 욕망,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들여다보며 관람객에게 질문을 건넨다. 전북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친 장우석은 전통적인 회화 재료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설치 작업을 이어왔다. 평면과 입체, 이미지와 소리까지 함께 활용하며 한국화의 표현 범위를 확장해온 것이 특징이다.                                                                  김복동 할머니 (2020) 2007년부터 이어온 ‘STEAL CUT’ 장우석의 대표적인 작업은 2007년부터 이어온 ‘STEAL CUT’ 연작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영상에서 한 장면을 정지해 보여주는 이미지를 ‘스틸 컷(Still Cut)’이라고 한다. 작가는 여기에 ‘훔치다’라는 뜻의 ‘Steal’을 사용해 자신만의 작업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뉴스와 영상매체, 거리와 마을에서 마주한 장면을 가져와 확대하거나 일부를 생략하고 새로운 맥락으로 재구성한다. 원래의 장면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해 동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기 ‘STEAL CUT’ 작업에서는 사회적 사건과 인물,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중요한 소재가 됐다. 작가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명분 아래 개인...

김 광미 (Kim Gwang Mi)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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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미 작가, 삶의 풍경에서 존재의 의미를 묻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감정은 어떻게 그림이 될 수 있을까? 김광미(Kim Gwang Mi) 작가는 삶에서 경험한 기쁨과 슬픔, 불안과 희망을 구체적인 풍경 대신 색과 선, 기하학적 형태와 물성으로 표현하는 서양화가다. 그의 작품은 자연이나 인물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인간이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느끼는 내면의 움직임을 추상적인 화면으로 보여준다. 김광미의 회화에서 중요한 주제는 ‘삶’과 ‘존재’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타인의 관계, 내면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충돌을 관찰하고 이를 화면 안에 쌓아 올린다. 작품은 처음에는 간결한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감춰진 기억과 감정의 흔적이 천천히 드러난다.  삶의 풍경을 그리는 작가 김광미 작가는 《삶-바라보고…바라보기》, 《삶-풍경…愛》, 《쉼으로 [숨:]》, 《心》 등의 개인전을 통해 삶과 내면에 관한 작업을 이어왔다. 여기서 풍경은 산과 들처럼 눈앞에 펼쳐진 자연만을 뜻하지 않는다. 작가가 살아오며 겪은 관계와 기억, 상처와 회복까지 포함한 마음의 풍경이다. 그의 작품에는 짙은 색과 밝은 색, 채워진 면과 비어 있는 공간이 함께 나타난다. 서로 반대되는 요소는 삶 속에서 동시에 존재하는 감정을 상징한다. 기쁨 속에 슬픔이 남아 있고, 불안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인간의 복합적인 내면이 화면에 담긴다. 작가는 감정을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화면을 분할하고 색을 겹치며, 삼각형과 사각형 같은 기호를 배치한다. 관람객은 정해진 이야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대입하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드러남과 감춰짐 사이의 회화 김광미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보이는 것과 감춰진 것이 함께 존재한다는 점이다. 두꺼운 물감과 거친 표면은 오랜 시간 축적된 삶의 흔적처럼 느껴진다. 반면 넓은 여백과 절제된 색면은 쉽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침묵과 관조의 시간을 보여준다. 그림 속 산 모양의 도형과 삼각형, 인체와 자연물을 연상시키는 ...

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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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 연동의 봄과 여름을 기록하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풍경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쌓여 있을까? 세종 연동문화발전소에서 열리는 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은 익숙한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의 흔적을 낯선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전시다. 작가는 연동문화발전소에 머무는 동안 연동면 곳곳을 걸으며 만난 빈집과 들판, 계절의 변화와 일상의 장면을 드로잉과 입체 작업으로 재구성했다. 전시는 2026년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되며, 연동문화발전소 제2기 입주예술인 이어가는 전시의 두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약 150점의 드로잉과 설치작품을 통해 연동의 봄과 여름, 그리고 그곳에 남겨진 삶의 시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스틸 컷이 아니라 ‘STEAL CUT’ 전시 제목인 ‘STEAL CUT’은 영화의 한 장면을 의미하는 ‘Still Cut’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훔치다’라는 의미의 ‘Steal’을 사용한다. 이는 작가가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 시간을 자신의 작품 안으로 가져오는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집과 버려진 물건, 들판의 변화, 사람들이 남긴 생활의 흔적은 작가의 시선을 통과하며 새로운 장면이 된다. 장우석 작가는 2007년부터 ‘STEAL CUT’ 연작을 이어오며 지역의 풍경과 인간군상,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현상을 수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동이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시간이 공간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연동의 풍경을 채집하는 방법 작가는 연동의 유명 관광지나 특별한 건축물을 기록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장소에 주목한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들판, 낡은 건물과 생활도구, 누군가 사용하고 남겨둔 물건들이 작품의 소재가 된다. 이러한 대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한 지역이 변화해온 과정과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을 품고 있다....

허주 작가 《보고 싶은 나의 계절에게: 여름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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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주 작가 《보고 싶은 나의 계절에게: 여름의 출발》, 여든에 다시 시작된 예술의 계절 인생의 새로운 계절은 몇 살까지 시작할 수 있을까? 강릉 소집 갤러리에서 열리는 시니어 신진예술가 특별전 III 《보고 싶은 나의 계절에게: 여름의 출발》은 여든의 나이에 붓을 들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치기 시작한 허주 작가의 개인전이다. 오랜 세월 가족을 돌보며 책임감으로 살아온 작가는 마음 깊은 곳에 간직했던 예술에 대한 꿈을 뒤늦게 꺼내 들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노년의 취미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삶의 후반부에도 새로운 가능성과 창작의 시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시는 2026년 8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강릉 소집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여든에 시작된 새로운 여름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여름’은 실제 계절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삶에 찾아온 뜨거운 창작의 시간을 의미한다. 허주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재능을 품고 있었지만, 삶의 여러 책임 속에서 자신의 꿈을 뒤로 미뤄야 했다. 가족의 생계를 나누어 지고 일상을 지켜내는 동안 예술은 쉽게 꺼낼 수 없는 기억처럼 마음속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약 3년 전 우연히 다시 붓을 잡게 됐고, 오랫동안 눌러두었던 창작에 대한 열정이 빠르게 되살아났다. 누군가에게 여든은 삶을 정리하는 나이일 수 있지만, 허주 작가에게는 새로운 계절로 들어가는 출발점이 됐다. 버려진 나무 위에 쌓이는 기억 허주 작가의 작품은 일반적인 캔버스가 아닌 폐목재와 오래된 가구 등 세월의 흔적이 남은 나무 자재 위에 제작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버려진 나무는 한때 누군가의 생활 속에서 사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쓸모를 잃은 물건이 됐다. 작가는 그 위에 새로운 이미지와 감정을 더해 하나뿐인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오래된 나무가 예술작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작가의 삶과도 닮아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이 오히려 작품을 더욱 깊게 만드는 바...

청주 전시 추천, 이정현 초대개인전 《음악을 그리다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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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전시 추천, 이정현 초대개인전 《음악을 그리다 II》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청주 갤러리 원 A관에서 열리는 이정현 초대개인전 《음악을 그리다 II》는 귀로 듣는 선율을 색과 선, 이미지로 바꾸어 보여주는 전시다. 음악과 미술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 장르가 한 화면에서 만나는 ‘그림악보’를 통해 익숙한 음악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2026년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첼리스트이자 화가로 활동하는 이정현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함께 성장했으며, 연필을 잡기 시작한 때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그림으로 기록해왔다.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악보’ 일반적인 악보는 음의 높이와 길이, 연주 방법을 기호로 기록한다. 이정현의 그림악보는 이러한 규칙에서 벗어나 음악을 들으며 떠오른 색채와 형태, 감정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는다. 작가에게 선율은 색으로 변하고, 리듬은 선의 움직임이 되며, 음악을 들을 때 느낀 감정은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작품 속 반복되는 선과 색의 변화는 음악의 빠르기와 강약을 떠올리게 하고, 화면에 펼쳐진 자유로운 형태는 한 곡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한다. 따라서 작품을 감상할 때는 무엇을 그린 그림인지 정답을 찾기보다 색과 선이 만드는 리듬을 천천히 따라가 보는 것이 좋다. 첼로 연주와 회화가 만나는 작품세계 이정현 작가의 작업은 첼로 연주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첼로는 낮고 깊은 음색부터 섬세하고 부드러운 선율까지 폭넓은 감정을 표현하는 악기다. 작가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경험한 호흡과 긴장, 울림과 여운을 그림 안으로 옮긴다. 음악을 단순히 배경으로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한 곡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변화하는 감정의 흐름을 자신의 시각 언어로 다시 구성하는 것이다. 이번 개인전에는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모차르트의 음악을 바탕으로 제작한 일부 작업도 만날 수 있다. 모차르트 특유...

청주 무료 전시 《조개더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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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무료 전시 《조개더미의 비밀》, 5천 년 전 오이도 사람들의 삶을 만나다 우리가 해변에서 흔히 보는 조개껍데기에는 얼마나 오래된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청주 갤러리 원 B관에서 열리는 《조개더미의 비밀-오이도 신석기 이야기》는 약 5천 년 전 바닷가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생활을 조개더미와 토기, 생활 도구를 통해 살펴보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아주대학교 도구박물관과 시흥오이도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시흥을 시작으로 청주와 태안을 순회하며 오이도 패총에 담긴 신석기시대의 해양문화와 생활상을 지역 관람객에게 소개한다. 조개더미는 왜 중요한 유적일까? 패총은 옛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와 동물 뼈, 토기 조각, 생활 도구 등이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진 유적이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조개껍데기 더미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과 주거환경, 도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다양한 흔적이 남아 있다. 조개의 종류를 조사하면 사람들이 어떤 계절에 무엇을 채집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함께 발견된 토기와 돌도끼, 작살 등의 도구를 통해서는 음식을 저장하고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잡았던 생활 방식도 살펴볼 수 있다. 패총은 신석기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 오래된 생활 자료이자, 글자가 없던 시대의 역사를 읽게 해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인 셈이다. 5천 년 전 오이도의 풍경 오늘날 오이도는 육지와 연결돼 있지만, 신석기시대에는 바다와 갯벌로 둘러싸인 작은 섬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해안 가까이에 머물며 굴과 조개를 채집하고 물고기를 잡았다. 바다는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생활 터전이었고, 갯벌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전시는 옛 지도와 유적 자료, 복원 이미지 등을 활용해 약 5천~6천 년 전 오이도의 자연환경과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의 도시 풍경 뒤에 오래된 섬과 바닷가 마을의 시간이 겹쳐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4개 주제로 만나는 신석기 이야기 전시는 오이도의 과거부터 패총의 발견과 보존까지 총 4개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먼...

문재필(Moon Jae pil)충남 무형유산 제47호 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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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필 칠장, 옻칠을 재료에서 존재로 변화시키다 옻칠은 흔히 목가구나 공예품의 표면을 보호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전통 재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충남 무형유산 제47호 칠장 문재필에게 옻칠은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다.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노동,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의미를 담아내는 하나의 예술 언어다. 문재필 작가는 196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980년 목칠공예에 입문했다. 오랜 시간 옻칠의 성질과 전통 기법을 연구해왔으며, 2013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7호 칠장으로 지정됐다. 2022년에는 프랑스 국립 세브르박물관 초대전에 참여했고, 2023년에는 논산에 문재필 옻칠미술관을 개관하며 국내외에서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백 White (2023) 자연에서 얻은 옻칠의 시간 옻칠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하고 여러 차례 칠한 뒤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완성된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경험과 기다림이 작품의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준다. 문재필은 이러한 옻칠의 까다로운 성질을 억지로 통제하기보다 자연과 협력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작가의 손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옻, 공기와 습도, 시간이 함께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의 작업이 빠른 생산과 즉각적인 결과보다 꾸준함과 반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필 작가는 작품을 제작할 때 처음 계획한 방향대로 완성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먼 미래에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인가를 고민한다고 밝힌다. 전통 공예에서 현대 조형예술로 문재필의 작품은 전통 옻칠 기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판재와 삼베, 난각과 옻칠을 결합해 칠화와 가구, 입체 조형작품을 제작한다. 검은 옻칠의 깊은 광택과 난각의 밝은 색, 나무와 삼베의 거친 질감은 서로 대비되면서 하나의 화면과 구조를 만든다. 작가는 검은색이 돋보이...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서울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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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이 지켜내는 세계 복잡한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 머물 수 있는 낙원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에서 열리는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은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과 거대한 자연, 서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주목받은 이기훈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원화전으로, 그림책에서 출발한 서사를 회화와 공간 연출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의 이야기 이기훈 작가의 그림에는 얼굴 대신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가면은 아이의 정체를 감추는 장치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거친 세계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막으로도 읽힌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하루를 살아가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두려움과 외로움을 품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있다. 작품 속 아이들은 혼자 세상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내밀며, 동물과 식물 같은 작은 생명들과 함께 위기를 견뎌낸다. 작가는 연약해 보이는 존재들이 관계를 통해 더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 속 이야기가 어린이를 위한 동화처럼 보이면서도 어른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이유다. 대홍수 이후에 찾아오는 새로운 낙원 《내일의 낙원》은 대홍수와 방주의 설화를 모티브로 전개되는 거대한 회화 서사다. 파괴된 세계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하고, 서로를 지키며 다시 삶을 시작하는 과정이 작품 속에 펼쳐진다. 여기서 낙원은 아무런 고통이나 갈등이 없는 완벽한 장소를 뜻하지 않는다. 이기훈 작가가 보여주는 낙원은 상처 입은 존재들이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로 선택한 세계에 가깝다. 이미 잃어버린 과거의 낙원이 아니라 지금의 행동과 관계를 통해 만들어가야 할 ‘내일의 낙원’이다. 환경 문제와 전쟁, 경쟁과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번 전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원화에서 발견하는 재료의 깊이 이기훈의 작품은...

공성환(KongSungHwan)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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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성환 작가, 물결과 파문으로 시간의 흐름을 그리다 물은 잠시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빛이 달라지면 색이 변하고, 바람이 스치면 잔잔했던 수면에 물결이 생긴다. 작은 돌 하나가 떨어지면 파문이 주변으로 번져나가지만, 이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서양화가 공성환(KONG Sung-hwan)은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의 모습을 오랫동안 탐구해온 작가다. 그의 작품에는 강과 바다, 계곡의 구체적인 풍경보다 수면 위로 번지는 빛과 물결, 물속의 돌과 흔들리는 반영이 중심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물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고, 물을 통해 삶과 시간, 존재의 본질을 바라본다.                                                                           파문(2018) 물을 바라보며 시작된 작업 공성환 작가는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구상대제전, KIAF, 화랑미술제, 상하이 아트페어와 싱가포르 아트페어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2004년 경북 청도군 각북면으로 작업실과 생활 터전을 옮긴 뒤 자연 속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산속에 머물면서도 산보다 물을 주제로 선택했고, 200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물’ 연작을 제작했다. 주변에서는 산에 들어가 물을 그린다는 의미로 그를 ‘청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단순한 재현은 아니다 공성환의 물 그림은 정교한 사실주의 회화처럼 보인다. 물속에 잠긴 돌과 수면을 비추는 빛, 둥글...

《이불 안과 밖에서》서울교육대학교 샘미술관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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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안과 밖에서》, 불안을 없애는 대신 함께 살아가는 방법 불안할 때 우리는 흔히 안전한 곳으로 숨고 싶어진다. 문을 닫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잠시 세상과 거리를 둘 수 있지만, 이불 밖으로 나오는 순간 현실의 고민은 다시 시작된다. 서울교육대학교 샘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이불 안과 밖에서》는 불안을 제거하거나 극복해야 할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며,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마주해야 하는 감정이라는 사실에서 전시는 출발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의 〈청년 인력양성 사업: 현장탐구〉 지원으로 기획됐다. 신상우, 서완호, 박혜수, 이미정, 박현우, 이수진, 김형수, 국동완, 정진경, 김소희, 김보민, 구나영, 김윤경, 양지희, 윤은숙, 이재연 등 16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불 안과 밖이 의미하는 두 개의 세계 전시 제목에서 ‘이불 안’은 외부의 시선과 요구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불 속에서는 실패와 경쟁, 관계에 대한 부담을 잠시 잊을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 오래 머물수록 세상과 단절되는 불안이 커질 수도 있다. 반대로 ‘이불 밖’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회의 기준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의 공간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지만, 취업과 경쟁, 미래와 생존에 관한 두려움도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이불 안과 밖은 안전과 위험처럼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 안쪽에도 불안이 있고 바깥에도 위로와 연결의 가능성이 있다. 전시는 이 경계를 오가며 각자가 불안을 대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없애야 할 감정에서 이해해야 할 감정으로 우리는 불안을 느끼면 자신이 약하거나 잘못된 상태에 놓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불안은 위험을 감지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전시는 불안을 무조건 없애려 하기보다 그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살펴보도록 제안한다. 불안의 원인이 개인의 내면에 있는지, 사회의 경쟁 구조와 불확실한 미래에서 비롯된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