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그늘 아래(정민희, 정현)개인전

다정한 그늘 아래, 반려동물과 함께 만나는 평온의 풍경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머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더 많이 이루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눈앞에 있는 작은 풍경을 놓치기도 하죠.

정민희·정현 작가의 2인전 **〈다정한 그늘 아래〉**는 그런 우리에게 잠깐 걸음을 늦춰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눈을 감고 쉬는 강아지, 담장 위의 고양이, 길가에 피어난 민들레처럼 평범한 존재를 통해 일상에 숨어 있던 고요한 위로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빛을 피하는 곳이 아닌, 마음이 쉬는 그늘

이번 전시에서 ‘그늘’은 어둡거나 빛이 닿지 않는 공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과 나란히 머물 수 있는 심리적 장소에 가깝습니다.

전시장 안의 작품들은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잠든 동물과 도시의 작은 자연을 바라보게 합니다. 처음에는 소박하게 보이지만 작품 앞에 오래 서 있을수록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꽤 인상적입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2026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리며,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합니다.


정민희 작가의 리치, 지금 이대로도 충분한 존재

정민희 작가는 눈을 감고 평온하게 쉬는 강아지 형상인 ‘리치’를 통해 내면의 안정과 충만함을 이야기합니다. 리치는 작가가 오래도록 동경해온 마음의 상태이자, 이미 자신의 안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상징적 자아입니다.

초기 작품 속 리치는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듯 단단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형상은 조금씩 작고 부드러워졌고, 최근에는 낮잠을 자는 강아지처럼 풍경 속에 고요하게 스며듭니다. 대표작인 ‘Nap’ 연작도 애써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전합니다.

성과를 내야 마음이 편해지는 생활에 익숙한 관람객이라면 리치의 모습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됩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장면이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정현 작가가 바라본 도시의 작은 이웃

정현 작가는 나무와 꽃, 길고양이처럼 도시에서 쉽게 마주치지만 무심히 지나치는 생명을 화폭에 담습니다. 한지 위에 유채로 표현된 고양이와 민들레는 화려하지 않지만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존재감이 또렷합니다.

도심의 좁은 화단이나 골목에서도 생명은 자기 방식으로 하루를 이어갑니다. 작가는 그 강인함을 과장하기보다 따뜻하고 조용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작품 속 작은 생명은 풍경을 꾸미는 배경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 됩니다.

여러분은 오늘 길을 걸으며 어떤 나무와 꽃, 동물을 지나치셨나요? 전시를 보고 나오면 평소 익숙했던 골목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다른 시선이 만나는 공존의 전시

정민희 작가가 내면의 평온을 이야기한다면, 정현 작가는 주변 생명과의 관계를 바라봅니다. 두 작업은 표현 방식이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다정하게 바라본다’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도 있습니다. 국내 미술 공간에서는 아직 반려동물 동반 관람이 흔하지 않은 만큼, 작품 속 동물과 실제 반려동물이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경험도 흥미롭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입니다.


전시 정보

전시명은 《다정한 그늘 아래》이며 참여 작가는 정민희, 정현입니다. 전시는 2026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38길 45, 1층 하랑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따뜻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추고 싶을 때, 《다정한 그늘 아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두 작가가 발견한 고요한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한 하루와 가까운 존재들이 건네는 작은 위로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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