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

 

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 연동의 봄과 여름을 기록하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풍경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쌓여 있을까?

세종 연동문화발전소에서 열리는 장우석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은 익숙한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의 흔적을 낯선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전시다. 작가는 연동문화발전소에 머무는 동안 연동면 곳곳을 걸으며 만난 빈집과 들판, 계절의 변화와 일상의 장면을 드로잉과 입체 작업으로 재구성했다.

전시는 2026년 7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되며, 연동문화발전소 제2기 입주예술인 이어가는 전시의 두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약 150점의 드로잉과 설치작품을 통해 연동의 봄과 여름, 그리고 그곳에 남겨진 삶의 시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스틸 컷이 아니라 ‘STEAL CUT’

전시 제목인 ‘STEAL CUT’은 영화의 한 장면을 의미하는 ‘Still Cut’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훔치다’라는 의미의 ‘Steal’을 사용한다.

이는 작가가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 시간을 자신의 작품 안으로 가져오는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집과 버려진 물건, 들판의 변화, 사람들이 남긴 생활의 흔적은 작가의 시선을 통과하며 새로운 장면이 된다.

장우석 작가는 2007년부터 ‘STEAL CUT’ 연작을 이어오며 지역의 풍경과 인간군상,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현상을 수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동이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시간이 공간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연동의 풍경을 채집하는 방법

작가는 연동의 유명 관광지나 특별한 건축물을 기록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장소에 주목한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들판, 낡은 건물과 생활도구, 누군가 사용하고 남겨둔 물건들이 작품의 소재가 된다. 이러한 대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한 지역이 변화해온 과정과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을 품고 있다.

작가는 현장을 걸으며 풍경을 스케치하고, 수집한 이미지를 다시 형상으로 만든다. 평면에 머물던 드로잉은 나무 합판을 자르고 색을 입히는 과정을 통해 입체적인 형태로 변화한다. 완성된 형상들이 전시장에 배치되면서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장면을 넘어 연동의 시간을 보여주는 공간적 이야기로 연결된다.

사라지는 풍경을 기억하는 전시

지역의 풍경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는다. 오래된 집은 철거되고, 논과 밭은 새로운 건물과 도로로 바뀐다. 익숙했던 장소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STEAL CUT_채집된 시간》은 사라지는 장소를 그대로 복원하려는 전시라기보다 변화하는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흔적을 잠시 붙잡아두는 작업에 가깝다.

작품 속 빈집과 들판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활이 이어졌던 공간이며, 지역의 변화와 공동체의 기억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평범한 풍경에도 여러 사람의 삶과 시간이 축적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드로잉과 설치작품을 함께 보는 방법

이번 전시를 감상할 때는 먼저 드로잉에 표현된 장소와 사물의 형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빠르게 그어진 선과 단순화된 형태에는 작가가 현장에서 포착한 첫인상과 감정이 담겨 있다.

그다음 입체 작업과 비교해보면 평면의 이미지가 공간 속 형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 사이의 거리와 배치도 중요한 관람 요소다. 여러 개의 작은 작품이 모여 하나의 마을이나 기억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정한 장소를 알고 있는 관람객에게는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이 될 수 있고, 연동을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는 작품을 통해 지역의 시간과 분위기를 상상하는 기회가 된다.

전시 기간에는 나무 합판을 이용해 자신만의 목재 소품을 만드는 연계 체험도 운영된다. 전시해설사와 함께 작품을 살펴보면 장우석 작가가 풍경을 관찰하고 입체 작업으로 옮기는 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STEAL CUT_채집된 시간》은 거대한 사건이나 특별한 인물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매일 지나치면서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장소와 사물에 시선을 돌린다.

작품을 따라 전시장을 걷다 보면 평범한 풍경도 누군가의 기억과 삶이 쌓인 중요한 기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종에서 지역의 이야기와 현대미술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무료 전시를 찾고 있다면 방문해볼 만하다.

장우석 개인전 전시 정보

전시명: STEAL CUT_채집된 시간
작가: 장우석
전시 기간: 2026년 7월 21일~8월 1일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휴관일: 일요일 및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시 장소: 연동문화발전소 전시실
주소: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 내송길 20
문의: 044-868-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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