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환(KongSungHwan)서양화가
공성환 작가, 물결과 파문으로 시간의 흐름을 그리다
물은 잠시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빛이 달라지면 색이 변하고, 바람이 스치면 잔잔했던 수면에 물결이 생긴다. 작은 돌 하나가 떨어지면 파문이 주변으로 번져나가지만, 이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서양화가 공성환(KONG Sung-hwan)은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의 모습을 오랫동안 탐구해온 작가다. 그의 작품에는 강과 바다, 계곡의 구체적인 풍경보다 수면 위로 번지는 빛과 물결, 물속의 돌과 흔들리는 반영이 중심적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물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고, 물을 통해 삶과 시간, 존재의 본질을 바라본다.
파문(2018)물을 바라보며 시작된 작업
공성환 작가는 1955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구상대제전, KIAF, 화랑미술제, 상하이 아트페어와 싱가포르 아트페어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2004년 경북 청도군 각북면으로 작업실과 생활 터전을 옮긴 뒤 자연 속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산속에 머물면서도 산보다 물을 주제로 선택했고, 200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물’ 연작을 제작했다. 주변에서는 산에 들어가 물을 그린다는 의미로 그를 ‘청개구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단순한 재현은 아니다
공성환의 물 그림은 정교한 사실주의 회화처럼 보인다. 물속에 잠긴 돌과 수면을 비추는 빛, 둥글게 퍼져나가는 파문이 세밀한 붓질로 표현된다.
그러나 작품의 목적은 실제 물을 사진처럼 복제하는 데 있지 않다. 고정된 형태가 없는 물은 빛과 바람, 주변 환경을 흡수하며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한순간의 장면 속에 여러 시간의 감각을 겹쳐 담는다.
작품 속 물결은 고요하지만 완전히 정지해 있지 않다. 절제된 화면 안에서 작은 파동이 이어지며 조용한 긴장과 움직임을 만든다. 갤러리 관계자는 그의 물결이 비어 있는 화면에 역동성을 더하면서도 다시 고요함과 조화를 이루는 서정적인 회화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의 본질에서 삶의 본질로
공성환에게 물은 하나의 자연 소재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적인 통로다.
물결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수면 위에 나타난 형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완전히 붙잡을 수 없으며, 물속의 돌도 흔들림과 굴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이러한 물의 속성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인간의 삶, 변하는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가 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은 결국 삶과 회화의 본질을 탐색하는 일로 이어진다. 무엇을 그렸는지보다 한 장면이 어떤 감각과 사유를 불러일으키는지가 공성환 회화에서 중요한 이유다.
《파문》으로 이어지는 최근 작품세계
공성환은 2026년 서울 삼청동 갤러리제이원에서 개인전 《파문 波紋; Ripple》을 열었다. 전시에서는 물속의 돌과 수면의 흔들림, 빛이 만든 반영을 통해 현실적인 풍경과 추상적인 감각이 교차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파문은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해 점차 넓게 번지고 사라진다. 이는 하나의 사건이나 감정이 주변 사람과 삶에 미치는 영향과도 닮아 있다. 관람객은 사실적으로 그려진 물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화면을 가득 채운 선과 색, 붓질의 리듬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공성환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놓여 있다. 가까이에서는 물감과 붓질의 움직임이 보이고, 멀리에서는 다시 하나의 투명한 수면과 풍경으로 완성된다.
공성환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공성환의 그림을 감상할 때는 먼저 물속의 돌과 빛의 반사처럼 구체적인 대상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다음 물결이 만드는 선과 색의 변화를 따라가면 사실적인 풍경이 점차 추상적인 화면으로 바뀌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앞에서 시선을 천천히 이동하면 잔잔한 수면이 실제로 흔들리는 듯한 감각도 느껴진다. 공성환의 물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다. 사라지는 순간과 흘러가는 시간, 고요함 속에 존재하는 생명력을 돌아보게 하는 사색의 공간이다.
공성환 작가 프로필
작가명: 공성환
영문명: KONG Sung-hwan
출생: 1955년 대구
학력: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주요 장르: 서양화, 구상회화
주요 소재: 물, 물결, 파문, 돌, 빛의 반사
작품 특징: 사실적인 묘사와 추상적인 붓질의 결합, 생성과 소멸에 대한 탐구
주요 전시: 《물을 통한 사색》, 《파문 波紋; Ripple》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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