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

 

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 갤러리가 할인 매장으로 변한 이유

‘최대 40% 할인’이라는 문구를 미술관에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종섭 개인전 《UP TO 40% OFF》는 서울 북촌 CN갤러리 전체를 가상의 의류 할인 매장 ‘ZOLO-B Store’로 바꾸는 전시입니다. 관람객은 전형적인 미술 전시를 감상하기보다 쇼핑하듯 작품 사이를 둘러보고, 신상품과 재고상품으로 구분된 작업을 만납니다. 전시는 2026년 7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립니다.


                                                                《UP TO 40% OFF》 

할인 매장으로 변신한 CN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명과 미술 전문용어보다 의류 매장에서 볼 법한 익숙한 표현을 만나게 됩니다. 신작은 ‘신상품’, 지난 작업은 ‘재고상품’으로 소개되고, 작가의 작업 이야기는 의류 디자이너의 설명처럼 펼쳐집니다.

저도 전시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실제 작품 할인 행사인가 싶어 조금 놀랐는데요. 여기서 할인은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낮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래된 재고를 비워야 새로운 상품을 채울 수 있듯, 지난 작업을 내보내야 다음 창작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다음 작업의 자리

이종섭 작가에게 과거의 창작물은 작업실에 계속 보존되어야 하는 완결된 결과물이 아닙니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다시 순환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전시장에 빈자리가 생기는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상태가 아니라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작업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UP TO 40% OFF》는 판매를 앞세운 전시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창작자가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러분에게도 비워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으신가요?


철과 종이로 만든 입을 수 없는 옷

이번 전시에서 ‘옷’은 실제로 입기 위한 상품이 아닙니다. 작가는 철을 산소로 자르고 용접하며, 종이처럼 의복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를 사용합니다.

부드럽게 신체를 감싸야 하는 옷이 단단한 철로 만들어지면서 익숙한 의복의 이미지와 기능에 균열이 생깁니다. 옷이 나를 표현하는 수단인지,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을 갖추게 하는 구속인지도 생각하게 합니다.

이종섭은 전통 서예에서 익힌 필력을 바탕으로 평면의 선을 입체 공간으로 확장해왔습니다. 철로 이어진 선은 전시장 안에서 하나의 드로잉처럼 펼쳐지며,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듭니다.


길들여지지 않는 캐릭터 ZOLO-B

작품에 등장하는 ZOLO-B는 무엇에도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인물입니다. 과장된 몸짓과 솔직한 표정으로 감춰둔 감정을 드러내며, 사회가 정한 모습에서 잠시 벗어나 ‘원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선보인 《OPEN RUN 10 COLLECTION》에 이은 두 번째 패션 시리즈입니다. 옷의 구속에서 벗어난 개인을 다룬 이전 작업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변신을 준비한 139일 동안의 흔적을 격식 없는 할인 행사장처럼 펼쳐놓습니다.

전시장을 쇼핑하듯 가볍게 둘러보다 보면 작품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방식, 창작자가 과거의 작업을 대하는 태도까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무겁고 어려운 전시보다 유쾌한 설정 안에서 현대미술의 질문을 만나고 싶다면 북촌에서 관람해볼 만합니다.

전시 정보

  • 전시명: UP TO 40% OFF
  • 작가: 이종섭
  • 기간: 2026년 7월 24일~8월 2일
  • 개막식: 2026년 7월 24일 오후 5시
  •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 휴관: 월요일 및 공휴일
  • 장소: CN갤러리
  •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56-7
  • 문의: 02-739-6406

방문 전 갤러리 공식 안내를 통해 운영시간과 관람 조건을 다시 확인해보세요.

FAQ

실제로 작품을 할인 판매하는 전시인가요?

할인 매장을 모티프로 구성한 전시입니다. 작품의 구체적인 판매 여부와 가격은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전시 제목의 ‘할인’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난 작업을 비우고 순환시켜 새로운 창작이 들어올 자리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ZOLO-B는 누구인가요?

이종섭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사회에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롭고 솔직한 자아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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