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석( Jang Woo-seok)작가
장우석 작가, 스쳐 지나간 장면에서 시대와 인간의 흔적을 채집하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풍경과 뉴스 속 한 장면은 언제 예술이 될까?
장우석 작가는 일상과 사회에서 발견한 장면을 수집하고, 이를 한국화와 드로잉, 입체 설치로 재구성하는 예술가다. 그의 작업은 눈앞의 대상을 아름답게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한 장면이 품고 있는 사회적 의미와 인간의 욕망,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들여다보며 관람객에게 질문을 건넨다.
전북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친 장우석은 전통적인 회화 재료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설치 작업을 이어왔다. 평면과 입체, 이미지와 소리까지 함께 활용하며 한국화의 표현 범위를 확장해온 것이 특징이다.
김복동 할머니 (2020)2007년부터 이어온 ‘STEAL CUT’
장우석의 대표적인 작업은 2007년부터 이어온 ‘STEAL CUT’ 연작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영상에서 한 장면을 정지해 보여주는 이미지를 ‘스틸 컷(Still Cut)’이라고 한다. 작가는 여기에 ‘훔치다’라는 뜻의 ‘Steal’을 사용해 자신만의 작업 개념을 만들었다.
그는 뉴스와 영상매체, 거리와 마을에서 마주한 장면을 가져와 확대하거나 일부를 생략하고 새로운 맥락으로 재구성한다. 원래의 장면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해 동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기 ‘STEAL CUT’ 작업에서는 사회적 사건과 인물,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중요한 소재가 됐다. 작가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명분 아래 개인의 삶과 존엄을 지나치게 파헤치는 사회의 태도를 냉정하게 바라봤다. 작품 속 인물들은 특정 사건의 주인공인 동시에 불안과 욕망을 품은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으로 확장된다.
한국화와 설치미술이 만나는 방식
장우석은 한국화를 기반으로 작업하지만 전통적인 화면 형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매체에서 채집한 인물과 풍경을 드로잉한 뒤 나무 합판을 자르고 색을 입혀 입체적인 형상으로 만들기도 한다. 여러 인물과 사물을 전시장에 배치해 한 장의 그림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다.
일부 전시에서는 백색소음과 사건을 전달하는 음향을 설치했다. 관람객은 거친 소리 사이에서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자신이 바라보는 사회적 사건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그림을 감상의 대상으로만 남겨두지 않는다. 작품을 보고 듣고 그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예술적 경험이 된다.
사회적 사건에서 지역의 시간으로
장우석의 작업은 최근 사회적 인물과 미디어 이미지에서 지역의 풍경과 생활의 흔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6년 개인전 《STEAL CUT_채집된 시간》에서 작가는 연동문화발전소에 머문 약 5개월 동안 마을의 봄과 여름을 기록했다. 빈집과 들판, 오래된 생활도구와 스쳐 지나가는 주민들처럼 평범한 대상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작가는 마을을 걸으며 발견한 풍경을 스케치하고, 드로잉과 입체 작업으로 재구성했다. 전시에는 약 150점의 작품이 소개돼 각각의 장면이 연동이라는 지역의 시간과 기억을 보여주는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됐다.
이전 작업이 뉴스와 사회적 사건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진실을 탐구했다면, 이번 작업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지역의 삶과 사라져가는 풍경을 기록한다. 소재는 달라졌지만 무심코 지나친 장면을 붙잡아 그 안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태도는 동일하다.
장우석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장우석의 작품을 볼 때는 먼저 작가가 왜 이 장면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익숙한 풍경이나 인물이라도 일부가 확대되거나 생략되면 전혀 다른 의미가 만들어진다.
드로잉과 입체작품이 함께 전시돼 있다면 평면의 이미지가 공간 속 형상으로 바뀌는 과정도 비교해볼 수 있다. 작품 사이의 거리와 방향, 음향과 관람객의 움직임까지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다.
장우석은 특별한 순간만을 예술로 기록하지 않는다. 뉴스 속 인물부터 마을의 빈집과 들판까지, 쉽게 소비되고 잊히는 장면을 다시 바라본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도 지나쳤는지, 한 장면 뒤에 어떤 사람과 시간이 존재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장우석 작가 프로필
작가명: 장우석
주요 장르: 한국화, 드로잉, 설치미술
학력: 전북대학교 한국화 전공 학사·석사·박사
대표 연작: STEAL CUT
주요 주제: 인간의 존엄, 미디어와 진실, 사회적 기억, 지역의 풍경과 시간
작품 특징: 채집한 이미지의 재구성, 평면과 입체의 결합, 음향을 활용한 공간 설치
#장우석 #장우석작가 #STEALCUT #채집된시간 #한국화작가 #한국화 #설치미술 #드로잉작가 #현대미술 #김복동할머니 #연동문화발전소 #지역아카이빙 #한국미술작가 #작가소개 #아트공간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