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문화재단 기획전시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의 만남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 소리와 침묵 사이에서 감각을 다시 깨우다
소음은 보통 피하고 싶은 것으로, 정적은 편안한 상태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이라는 제목은 그 익숙한 관계를 살짝 뒤집습니다.
2026 부천문화재단 기획전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김윤아, 둘, 양영주, 이사설, 전보경, 정서희, 허연화가 참여합니다. 특히 복사골 갤러리에서는 미디어아트, 부천시민회관 갤러리에서는 설치미술을 선보여 서로 다른 공간과 매체를 연결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따스한 소음’이라는 낯선 표현
소음은 불편하고 거칠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생각하면 모든 소리가 불쾌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대화, 발걸음, 익숙한 공간에서 들려오는 작은 생활음은 오히려 그 장소에 누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따스한 소음’이라는 말은 서로 부딪히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삶의 기척처럼 읽힙니다.
‘아득한 정적’이 만드는 거리
반대로 정적은 반드시 가까운 평온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너무 멀리 떨어져 닿을 수 없는 기억이나 사람이 오히려 깊은 침묵처럼 남기도 합니다. 분명 존재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감각이죠.
저도 조용한 전시장에 오래 머물다 보면 아무 소리가 없는데도 오히려 머릿속에서는 더 많은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 제목이 흥미로운 이유도 바로 이런 역설에 있습니다. 소음에서는 온기를, 정적에서는 거리를 발견하게 합니다.
복사골 갤러리, 움직이는 이미지와 시간
복사골 갤러리는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으로 구성됩니다.
미디어아트는 영상과 빛, 움직임, 소리처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화면 앞에 잠시 서 있는 것만으로는 전체 작품을 파악하기 어렵고, 일정한 시간을 함께 보내야 변화가 보입니다.
그만큼 관람객 역시 작품의 시간을 경험하는 존재가 됩니다.
부천시민회관 갤러리, 몸으로 느끼는 설치미술
부천시민회관 갤러리에서는 설치미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설치 작품은 관람객이 작품 주변을 걷고 위치를 바꾸면서 감상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 바라보는 것과 옆을 지나가는 느낌이 다르고, 공간의 크기와 거리도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여러분은 전시장에서 작품 앞에 멈춰 보는 편인가요, 아니면 공간 전체를 걸으며 감상하는 편인가요?
이번 전시에서는 두 방법을 모두 활용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곱 작가가 만드는 서로 다른 감각
김윤아, 둘, 양영주, 이사설, 전보경, 정서희, 허연화. 일곱 작가가 참여하는 만큼 하나의 형식이나 목소리로 전시를 단정하기보다 각 작품이 만들어내는 차이를 비교해보는 편이 흥미롭습니다.
어떤 작품은 움직임을 통해 감각을 깨우고, 어떤 작업은 비어 있는 공간이나 멈춘 순간을 더 오래 바라보게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사이의 차이 자체가 소음과 정적처럼 서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가 됩니다.
두 개의 전시장을 연결해서 보는 방법
이번 전시는 한 장소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복사골 갤러리의 미디어아트를 먼저 본 뒤 부천시민회관 갤러리의 설치작품을 감상하거나, 반대 순서로 관람해도 좋습니다.
한 공간에서 경험한 빛과 움직임이 다른 공간의 물성과 침묵을 만났을 때 전시 제목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은 소리와 침묵을 단순히 반대되는 감각으로 나누지 않고, 우리가 타인과 공간을 기억하고 느끼는 여러 방식으로 확장하는 전시입니다.
작품을 빠르게 해석하기보다 잠시 머물며 내가 어떤 소리와 움직임, 거리감에 반응하는지 살펴보세요. 그 작은 차이가 이번 전시를 읽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 전시 정보
전시명: 2026 부천문화재단 기획전시 《따스한 소음 아득한 정적》
전시 기간: 2026년 9월 2일~10월 2일
관람 시간: 10:00~18:00 / 입장 마감 17:30
휴관일: 월요일 및 추석 연휴 9월 24~26일
전시 장소: 복사골 갤러리 / 부천시민회관 갤러리
전시 구성: 복사골 갤러리 미디어아트 / 부천시민회관 갤러리 설치미술
참여 작가: 김윤아, 둘, 양영주, 이사설, 전보경, 정서희, 허연화
관람료: 무료
관람 대상: 전 연령
주최: 부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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