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윤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 시간의 틈에서 발견한 감정

김초윤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 시간의 틈에서 발견한 감정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것 같지만, 기억 속 시간은 전혀 다르게 남습니다. 어떤 하루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몇 초밖에 되지 않았던 장면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머물기도 합니다.

청주 갤러리 원 B관에서 열리는 김초윤 개인전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은 바로 이런 특별한 시간에 주목합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문득 마음을 건드리는 장면과 감정을 붙잡아 회화의 언어로 다시 바라봅니다.




카이로스, 숫자로 셀 수 없는 시간

‘카이로스(Kairos)’는 시간을 바라보는 특별한 개념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계와 달력처럼 계속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라고 한다면, 카이로스는 어떤 의미가 생기는 결정적이고 특별한 순간을 뜻합니다.

같은 1분이라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길게 느껴지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 시간은 너무 짧게 지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김초윤은 이런 감정의 밀도가 높은 시간을 화면 안에 담아냅니다.


평범한 하루가 특별해지는 순간

카이로스는 반드시 거대한 사건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햇빛이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장면이나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꽃, 누군가의 표정처럼 아주 사소한 순간도 오래 기억될 수 있습니다.

저도 평범한 하루였는데 이상하게 특정한 빛이나 냄새가 오래 남는 경우가 있는데요.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 장면 하나가 그날 전체를 대표하기도 합니다.

김초윤의 작업은 이런 일상의 작은 감정이 특별한 기억으로 바뀌는 과정과 연결됩니다.


감정은 시간을 다르게 기억하게 한다

우리는 시간을 정확한 숫자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날 행복했는지, 외로웠는지, 설렜는지에 따라 같은 시간이 전혀 다르게 저장됩니다.

그래서 작품 속 시간 역시 객관적인 기록이라기보다 작가가 경험한 감정과 기억을 통과한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색과 형태, 화면의 여백은 그 순간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무엇을 정확하게 그렸는가보다 어떤 감정이 화면에 머물러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간 순간을 다시 바라보는 회화

사진은 특정 순간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지만 회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다룹니다.

작가는 기억 속 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색을 바꾸고, 필요한 부분을 남기거나 덜어내면서 새로운 화면을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순간은 그대로 복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 느꼈던 감정이 더 선명하게 강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화 속 장면은 현실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기억이 다시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시간입니다.


빠르게 흐르는 일상에서 잠시 멈추기

현대인의 하루는 대부분 크로노스의 시간에 맞춰 움직입니다.

몇 시에 출근하고, 언제까지 일을 끝내야 하며, 다음 일정은 몇 시인지 계속 확인합니다.

하지만 삶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일정표보다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순간일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에게 최근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김초윤의 전시는 그런 기억을 한번 꺼내보게 합니다.


감성적인 순간은 각자 다르다

같은 풍경을 봐도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장면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리움을 떠올리게 할 수 있고, 밝은 색조에서도 쓸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전시는 작품의 의미를 하나로 정해두기보다 관람객 자신의 경험을 겹쳐보는 방식이 잘 어울립니다.

작품을 보면서 “작가는 무엇을 말했을까?”와 함께 “나는 왜 이 장면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가?”를 생각해보세요.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특별했던 순간’

삶은 대부분 반복되는 일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문득 특별한 시간이 생겨납니다. 아주 짧지만 오래 남는 장면, 지나간 뒤에야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김초윤의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는 전시가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우리 마음에 오래 남는 순간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전시입니다.

작품을 천천히 바라보다 보면 잊고 있던 자신의 ‘카이로스’ 하나가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김초윤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 전시 정보

전시명: 《카이로스로 만나는 감성적 순간들》
작가: 김초윤
전시 장소: 청주 갤러리 원 B관
지역: 충북 청주
전시 분야: 회화
주요 키워드: 카이로스, 시간, 감정, 기억, 일상, 순간

※ 전시 기간과 관람시간 등 세부 운영 정보는 방문 전 갤러리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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