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박인성 《표면과 진동 사이》, 소리와 물질로 읽는 동시대 환경

《BETA EARTH & US》, 표면과 진동 사이에서 감각하는 또 다른 지구

우리는 세상을 대부분 눈으로 확인합니다. 색과 형태를 보고 사물을 판단하고, 표면을 통해 그 대상이 무엇인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환경은 보이는 것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김준과 박인성이 참여하는 《BETA EARTH & US : 표면과 진동 사이 (Surface, Sound, Becoming)》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시선을 넓힙니다. 표면과 소리, 진동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을 통해 인간과 지구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전시입니다.




‘BETA EARTH’는 어떤 지구일까

‘베타(Beta)’라는 말은 보통 완성 이전의 실험 단계나 계속 업데이트되는 상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를 지구와 연결하면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합니다.

지구 역시 완성된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바람과 물, 생명과 인간의 활동에 의해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BETA EARTH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구를 다시 시험하고 관찰하는 하나의 가상적 개념처럼 다가옵니다.


표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

우리는 사물의 겉을 표면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표면은 단순히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경계만은 아닙니다. 공기가 닿고, 빛이 반사되고, 마찰과 흔적이 축적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표면은 변합니다. 긁히고 닳고 부식되며 새로운 흔적을 만들어냅니다.

이번 전시에서 표면을 바라보는 일은 결국 시간과 환경이 물질에 남긴 기록을 읽는 과정으로 확장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동을 듣다

소리의 시작은 진동입니다.

우리가 듣는 목소리와 음악뿐 아니라 기계와 건축물, 지면과 물에서도 끊임없이 미세한 진동이 발생합니다.

평소에는 쉽게 의식하지 못하지만 장비나 예술적 장치를 통해 확대하면 전혀 다른 감각의 세계가 열립니다.

저도 사운드 작업이 포함된 전시에서는 작품을 보기 전에 잠시 눈을 감아보곤 하는데요. 시각을 줄이는 순간 공간의 크기와 거리, 주변의 움직임이 전혀 다르게 느껴져 꽤 놀랍습니다.


김준과 박인성, 서로 다른 감각의 접점

이번 전시는 김준과 박인성 두 작가가 함께합니다.

2인전의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주제를 두 개의 언어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작업이 표면과 물질을 통해 공간을 드러낸다면, 다른 작업에서는 소리나 진동이 보이지 않는 환경을 감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작품을 따로 해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두 작업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Surface, Sound, Becoming

영문 부제에 등장하는 세 단어도 전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Surface는 표면, Sound는 소리, Becoming은 생성 또는 되어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특히 ‘Becoming’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품과 공간을 완성된 결과로 보기보다 계속 변하고 관계 맺는 과정으로 바라보라는 의미처럼 읽힙니다.

여러분은 작품을 볼 때 완성된 형태를 먼저 보시나요, 아니면 그것이 지금도 변하고 있다고 상상하시나요?


관람객의 몸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소리와 진동을 다루는 전시는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경험이 달라집니다.

한 걸음 옆으로 이동했을 뿐인데 들리는 소리가 변하고, 어떤 곳에서는 미세한 울림이 몸으로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관람은 단순히 작품 앞에 서서 바라보는 행위가 아닙니다.

걷고, 멈추고, 듣고, 방향을 바꾸는 관람객의 몸 자체가 감상의 도구가 됩니다.

그래서 이런 전시는 빠르게 지나가기보다 공간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과 환경 사이의 새로운 감각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은 멀리 있는 숲이나 바다만이 아닙니다.

도시의 콘크리트와 기계음, 건축물의 울림과 미세한 떨림까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의 일부입니다.

《BETA EARTH & US》는 이런 환경을 익숙한 풍경으로 바라보지 않고 다시 듣고 만지며 감각하도록 만듭니다.

표면은 흔적을 기억하고, 진동은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전달하며, 그 사이에서 세계는 계속 새로운 상태로 변합니다.

전시장을 찾는다면 작품의 형태만 확인하고 지나가기보다 잠시 멈춰 주변의 작은 소리와 울림까지 느껴보세요.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지구’가 조금씩 드러날 수 있습니다.


《BETA EARTH & US : 표면과 진동 사이》 전시 정보

전시명: 《BETA EARTH & US : 표면과 진동 사이》
영문 부제: Surface, Sound, Becoming
참여 작가: 김준, 박인성
전시 형태: 2인 기획전
주요 키워드: 표면, 소리, 진동, 물질, 환경, 생성, 감각

※ 전시 기간과 관람시간, 장소 등 세부 운영 정보는 방문 전 최신 전시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BETAEARTHANDUS #표면과진동사이 #SurfaceSoundBecoming #김준 #박인성 #현대미술 #사운드아트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동시대미술 #감각예술 #환경미술 #진동 #물질과공간 #아트공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