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US : Re-membering in School》,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만나는 학창시절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건축으로 사람과 사람을 다시 잇다
학교를 떠올리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날까. 교실과 운동장일 수도 있고, 쉬는 시간마다 함께 매점으로 달려가던 친구나 체육대회, 수학여행의 기억일 수도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U&US : Re-membering in School》**은 이런 익숙한 ‘학교’를 건축적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전시다. 전국 27개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의 자발적 연합체인 UAUS가 참여하며, 2026년 8월 18일부터 28일까지 11일 동안 시민과 만난다.
학교는 왜 오래 기억에 남을까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건물만은 아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고, 자리가 정해지며,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전혀 모르던 사람과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게 된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 많지만 그 안에서 친구를 만들고 갈등을 해결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러한 학교의 구조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해석한다.
‘Re-membering’에 담긴 의미
전시 제목인 ‘Re-membering in School’은 단순히 학창시절을 추억한다는 의미보다 조금 더 넓게 읽힌다.
학교에서 형성됐던 관계를 다시 떠올리고, 오늘날 서로 단절되고 파편화된 관계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지 질문하기 때문이다.
‘U&US’ 역시 ‘너와 우리’라는 관계를 강조한다.
전시장에 들어온 한 사람이 혼자 작품을 바라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람객과 마주치고 움직이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이 전시의 중요한 요소다.
비자발적인 조건에서도 관계는 만들어진다
학교에서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일이 많다.
학년과 반, 자리배치, 시간표처럼 이미 정해진 시스템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도 학생들의 행동은 모두 다르다. 쉬는 시간에 누구와 이야기할지, 어떤 친구와 가까워질지, 주어진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전시는 이러한 관계의 형성 원리를 ‘비자발적 요소’와 ‘자발적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바라보고 이를 건축적인 장치로 변환한다.
저도 학교를 떠올려보면 교실 자체보다 그 공간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결국 공간은 사람의 행동과 관계가 더해질 때 비로소 특별한 장소가 되는 것 같다.
파빌리온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를 이해하려면 파빌리온(Pavilion)이라는 형식을 알아두면 좋다.
파빌리온은 일반적인 건물보다 규모가 작고 일시적으로 설치되는 실험적인 건축 구조물을 의미한다.
완성된 건물을 보여주기보다 건축가가 새로운 재료와 구조, 공간 사용법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학생들은 학교라는 추상적인 기억과 관계의 구조를 실제로 걷고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
보는 전시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는 건축
파빌리온 전시의 재미는 멀리서 형태만 바라보는 데 있지 않다.
직접 안으로 들어가고 통과하며 다른 관람객과 마주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떤 구조는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고, 또 다른 공간에서는 여러 사람이 자연스럽게 같은 장소에 머물게 될 수도 있다.
관람객의 행동에 따라 공간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여러분은 낯선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는 편인가, 아니면 조용히 거리를 유지하는 편인가. 전시는 이런 사소한 행동까지도 ‘건축과 관계’라는 주제로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온라인 시대에 다시 주목하는 ‘마주침’
요즘 인간관계의 상당 부분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
메신저와 SNS를 통해 멀리 있는 사람과 쉽게 연결되지만, 같은 공간에서 사람의 표정과 움직임을 직접 느끼는 경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화면으로는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신체적 마주침의 가치에 주목한다.
파빌리온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낯선 사람을 만나게 하고, 잠시 같은 방향으로 걷게 하거나 하나의 구조물을 함께 사용하게 만든다.
건축이 단순히 사람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치가 될 수 있는지 실험하는 셈이다.
27개 대학 건축학도가 만드는 실험의 장
UAUS는 Union of Architecture University Students의 약자로 전국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합체다.
2012년 첫 전시를 시작해 매년 새로운 주제와 공간을 선택하며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이어왔고, 2026년에는 15번째 전시를 맞았다.
학생들에게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공개하는 자리인 동시에 하나의 실험실이다.
관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공간으로 해석하고, 직접 설계한 뒤 실제 규모로 시공하면서 아이디어가 현실의 구조물로 변하는 전 과정을 경험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이유
이번 전시는 기존보다 훨씬 열린 공간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출퇴근길 시민이나 관광객, 가족 단위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작품과 마주칠 수 있다.
전시 주제가 ‘관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장소 선택 역시 의미가 있다.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나가는 광장은 파빌리온을 통해 잠시 멈추고 다른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거대한 실험장이 된다.
건축은 사람의 관계를 바꿀 수 있을까
《U&US : Re-membering in School》이 흥미로운 이유는 멋진 구조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을 출발점으로, 우리가 어떻게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가는지를 건축으로 풀어낸다.
좋은 공간은 사람을 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행동과 관계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각 파빌리온을 직접 걸어보고 다른 관람객과 공간을 공유해보면, 평소 지나치던 건축과 사람의 관계가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정보
전시명: 제15회 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 《U&US : Re-membering in School》
참여: UAUS 대학생건축과연합회 / 전국 27개 대학 건축학과 학생
전시 기간: 2026년 8월 18일~8월 28일
전시 장소: 광화문광장
주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지하 172 광화문광장
관람: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주최: UAUS·서울특별시
주관: UAUS
협력: 서울특별시
#UAUS #UAUS파빌리온 #파빌리온기획전시 #UandUS #ReMemberingInSchool #광화문광장 #광화문전시 #건축전시 #파빌리온 #대학생건축과연합회 #건축학과 #공공건축 #서울전시 #전시추천 #아트공간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