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선》 창덕궁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다
《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선》 창덕궁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다
전통문화 전시라고 하면 오래된 유물이나 공예품을 유리 진열장 안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통은 과거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의 손을 통해 이어지고 변화합니다.
2026년 9월, 창덕궁 낙선재에서 열리는 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선(線)》은 바로 그 연결에 주목합니다. 무형유산 전승자와 전통 장인, 국내외 현대 작가까지 총 48명이 참여해 전통공예부터 회화·설치·사진까지 약 160점을 선보입니다.
2023년부터 이어져온 K-헤리티지 아트전
K-헤리티지 아트전은 2023년부터 창덕궁 낙선재에서 이어져 왔습니다.
올해 전시가 흥미로운 이유는 문화유산을 과거의 결과물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랜 시간 전승된 기술과 동시대 작가의 새로운 시각을 같은 공간에 놓으면서 ‘전통이 오늘날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전시 제목의 ‘이음’도 이런 의미와 잘 어울립니다. 세대와 세대, 장인과 현대 작가,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합니다.
금박부터 통영 대발까지, 손으로 이어온 기술
이번 전시에서는 금박, 소목, 채상, 통영 대발 등 다양한 전통공예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금박은 아주 얇은 금을 다루는 정교함이 필요하고, 소목은 나무의 결을 살려 가구와 생활기물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채상은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엮어 형태와 색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작품을 볼 때는 완성된 모양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한 작품에 쌓였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저도 전통공예를 가까이에서 볼 때 가장 놀라운 부분은 화려함보다 반복된 손의 움직임입니다. 작은 선 하나에도 오랜 숙련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 옆에 현대미술을 놓는 이유
《이음의 선》에는 전통공예만 등장하지 않습니다.
회화와 설치, 사진 등 동시대 미술도 함께 펼쳐집니다.
전통과 현대를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입니다. 오늘날의 작가가 전통적인 재료와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수백 년 이어온 공예에서도 충분히 현대적인 조형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이다’와 ‘현대적이다’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선명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창덕궁 낙선재가 하나의 전시 작품이 되다
전시 장소가 창덕궁 낙선재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현대적인 화이트큐브에서 작품을 보는 것과 실제 고궁 공간에서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을 만나는 경험은 상당히 다릅니다.
건물의 나무 기둥과 창호, 마당과 정원, 자연광까지 작품의 배경이 됩니다.
여러분이라면 전시장 안의 작품부터 보시겠어요, 아니면 작품과 낙선재가 함께 만드는 전체 풍경을 먼저 보시겠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한 점만 바라보기보다 건축과 작품 사이의 관계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내외 48명 작가가 만드는 넓은 스펙트럼
총 48명의 전통 장인과 현대 작가가 참여한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규모를 보여줍니다.
김기호, 김덕환, 김동식, 김시영, 정다혜, 조대용, 천한봉을 비롯해 무나씨, 이명호, 정구호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르체아 텔레아가, 로사 로이, 소피 폰 헬러만, 제이디 차 등 해외 작가도 함께합니다.
하나의 스타일을 보는 전시라기보다 ‘헤리티지’라는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비교해보는 자리입니다.
160여 작품이 이어 만드는 하나의 선
《이음의 선》에서 선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닙니다.
장인이 다음 세대에게 기술을 전하는 시간의 선이기도 하고, 한국의 전통문화가 현대미술과 만나는 연결선이기도 합니다.
전통을 보존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멈춰두는 것이 아니라 다음 시대에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고궁 산책과 미술 감상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9월 초 창덕궁을 찾아 천천히 둘러볼 만합니다. 작품을 보면서 “이 전통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까?”라는 질문을 함께 가져가 보세요.
《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선(線)》 전시 정보
전시 기간: 2026년 9월 1일~9월 6일
전시 장소: 창덕궁 낙선재
관람 시간: 09:00~17:30
창덕궁 입장 마감: 17:00
전시 관람료: 무료, 창덕궁 입장료 별도
도슨트: 매일 11:00 / 15:00, 1일 2회
참여 작가: 총 48명
전시 작품: 약 160점
주최: 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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