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적》, 익숙한 불안과 상처가 남긴 흔적
《흔(한)적》, 익숙한 불안과 상처가 남긴 흔적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는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감정이 숨어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밀려오는 불안, 오래전에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 꿈에서 본 듯하지만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형상도 있다. 너무 익숙해져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했던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편에 흔적을 남긴다.
부산 초량의 낭만시간연구소에서 열리는 《흔(한)적》은 강윤주, 김주은, 김세림 세 작가가 이러한 내면의 흔적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시다. 전시는 2026년 8월 8일부터 8월 23일까지 진행되며,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휴관일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흔한 적’과 ‘흔적’ 사이
전시 제목인 《흔(한)적》은 일상 가까이에 머무는 ‘흔한 적’과, 그것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흔적’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다.
여기서 적은 외부에서 갑자기 나타난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우리 곁에 너무 오래 머물러 익숙해진 감정에 가깝다. 불안과 두려움, 기억과 상처는 때로 생활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시선과 행동에 계속 영향을 준다. 이번 전시는 그 보이지 않는 잔상을 회화라는 언어로 붙잡아 보여준다.
사건 이전의 불안을 바라보는 강윤주
강윤주 작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 앞에서 느끼는 불안과 예감에 주목한다.
불안은 언제나 구체적인 이유를 가지고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주변이 낯설게 보이거나, 익숙한 공간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작가는 사건 자체보다 그것이 시작되기 전의 미세한 기류를 포착한다. 관람객은 화면 속 장면을 보며 무엇인가 곧 벌어질 것 같은 감각과 마주하게 된다. 정확한 이야기가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작품은 보는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서로 다른 서사를 만들어낸다.
꿈과 기억의 경계를 그리는 김세림
김세림 작가는 꿈과 기억처럼 분명하게 붙잡히지 않는 형상과 감각을 회화로 옮긴다.
꿈속에서는 익숙한 사람이 낯선 얼굴로 나타나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오래된 기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장면은 빠르게 흐려지지만 당시의 감정만큼은 의외로 오래 남는다.
김세림의 작업은 바로 그 모호한 지점에 머문다. 화면 속 형상을 정확히 해석하려 하기보다 색과 형태가 불러오는 감각을 따라가면, 잊고 있던 자신의 기억이 조용히 떠오를 수 있다.
저도 꿈이나 오래된 장면을 떠올릴 때 구체적인 형태보다 그때의 공기와 감정이 먼저 기억나는 경우가 많다. 작품을 바라보며 설명할 수 없는 감각도 하나의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사적인 공간에 감춰진 상처를 다루는 김주은
김주은 작가는 가장 안전해야 할 사적인 공간에 숨겨진 폭력과 상처를 바라본다.
집이나 개인적인 방은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닫힌 공간은 때로 타인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고통을 감추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김주은의 회화는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일상과 그 안에 존재하는 균열을 함께 보여준다. 직접 드러나지 않는 상처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관람객은 익숙한 공간을 이전과 다른 시선으로 살펴보게 된다.
여러분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은 어떤 기억을 품고 있는가. 작품 앞에서는 평범한 사물과 장소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서로 다른 회화가 만나는 자리
세 작가가 다루는 대상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눈에 분명히 보이지 않아도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감정과 기억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윤주는 불안과 예감을, 김세림은 꿈과 기억의 잔상을, 김주은은 감춰진 폭력과 상처를 붙잡는다.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면 내면의 흔적이 하나의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흔적은 긴장으로 남고, 또 다른 흔적은 희미한 이미지나 익숙한 공간에 대한 불편함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낭만시간연구소가 자신의 작업세계를 만들어가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관객과 연결하는 공모 프로그램 ‘낭만!처음,전시.’를 통해 마련됐다.
지나쳐온 자리에 남은 것을 돌아보다
《흔(한)적》은 상처를 명확하게 설명하거나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는 전시가 아니다.
대신 쉽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이 우리 삶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지나쳐왔는지, 그 자리에 어떤 감정이 남아 있는지 천천히 돌아보게 된다.
부산에서 신진 작가들의 회화와 내면적인 이야기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전시를 찾고 있다면, 초량 골목 안에 자리한 낭만시간연구소를 방문해볼 만하다.
《흔(한)적》 전시 정보
전시명: 흔(한)적
참여 작가: 강윤주, 김주은, 김세림
전시 기간: 2026년 8월 8일~8월 23일
관람 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
휴관일: 없음
전시 장소: 낭만시간연구소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로 79-6, 1층
기획: 낭만시간연구소
주차 안내: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로75번길 11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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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검사 결과]
상투적인 전시 소개 문구를 재검토하고 전시 주제와 세 작가의 작업 방향을 중심으로 문장 전체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발행 전 카피킬러 등 표절 검사 도구로 최종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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