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숙 《어울다-소통》, 인간과 자연이 다시 연결되는 방법
유미숙 《어울다-소통》, 인간과 자연이 다시 연결되는 방법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지만 정작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자연과의 관계도 비슷합니다. 가까이에서 살아가면서도 어느 순간 인간과 분리된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죠.
원주 갤러리 원에서 열리는 **유미숙 초대개인전 《어울다-소통》**은 이런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는 전시입니다. 작가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어울다’와 ‘소통’이라는 두 단어로 풀어냅니다. 전시는 2026년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이어집니다.
‘어울다’라는 오래된 말에서 시작하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어울다》 연작이 있습니다.
‘어울다’는 서로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말입니다. 작가는 이 따뜻한 의미를 인간관계에만 한정하지 않고 자연과 다른 생명체까지 확장합니다.
지구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작품 속 ‘어우름’은 단순히 사이좋게 지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하기 위한 태도에 가깝습니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거리를 바라보다
현대인의 생활은 자연과 상당히 멀어진 듯 보입니다.
계절의 변화보다 실내 온도에 익숙하고, 흙이나 나무보다 콘크리트와 화면을 접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유미숙은 인간이 자연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작은 존재라는 관점으로 작업을 이어갑니다.
저도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을 볼 때 아름다운 풍경만 보기보다 ‘나는 자연을 어떤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나’라는 질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 역시 감상자의 시선을 관계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옮겨놓습니다.
어우름은 소통에서 시작된다
작가가 말하는 ‘어울다’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소통은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일이 아닙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며,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반드시 잘 소통하는 것은 아닌 이유입니다.
오히려 상대에게 자신이 말할 공간을 내어주는 것에서 진짜 대화가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다름’을 없애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우리는 서로 비슷해야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연을 보면 정반대입니다. 서로 다른 크기의 나무와 꽃, 곤충과 동물이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하면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듭니다.
유미숙의 ‘어우름’ 역시 모든 존재가 같아지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관계에 더 가깝습니다.
여러분은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쩌면 소통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말하는 때가 아니라 듣는 때인지도 모릅니다.
소통에서 화해로 이어지는 과정
전시에서 소통은 개인적인 대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시작해 사회로 확장되고, 다시 인간과 자연의 관계까지 이어집니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막혀 있던 관계가 열리면 그곳에서 화해의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어울다-소통》에서 소통-화해-공존-상생은 서로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어우름’
기술은 사람을 빠르게 연결해주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일까지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자연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발전했지만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미숙의 《어울다-소통》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주 오래된 말 ‘어울다’를 통해 다시 질문하는 전시입니다.
작품을 보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작품 안의 존재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자연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겹쳐 보일 수 있습니다.
유미숙 《어울다-소통》 전시 정보
전시명: 《어울다-소통》
작가: 유미숙
전시 기간: 2026년 8월 25일~9월 7일
관람 시간: 11:00~20:00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료: 무료
전시 장소: 원주 갤러리 원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능라동길 59, 4층
문의: 033-745-99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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