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태 《별을 찾아가다》, 어린 왕자와 다시 떠나는 마음의 여행
강석태 《별을 찾아가다》, 어린 왕자와 다시 떠나는 마음의 여행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펼쳐보면 전혀 다른 문장이 마음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책은 그대로인데 살아온 시간이 달라졌기 때문이겠죠.
부산 해운대 갤러리 재희에서 열리는 강석태 초대전 **《별을 찾아가다 FOLLOWING THE STARS》**도 그런 시간에서 출발합니다. 작가에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라 삶의 여러 순간을 함께 지나온 오래된 동행자입니다.
어린 왕자는 왜 자신의 별을 떠났을까
강석태는 중학생 시절 『어린 왕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힘든 순간에는 위로가 되었고 어두운 시간을 지날 때에는 작은 빛처럼 곁에 남았습니다. 특히 작가가 오래 마음에 품어온 것은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날 수 있었던 ‘용기’였습니다.
작은 별에는 세상 하나뿐인 장미가 있었고 아름다운 노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왕자는 왜 익숙하고 안전한 곳을 떠났을까요.
강석태는 그 여행을 더 단단한 자신이 되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바라봅니다.
2002년의 《별을 찾아가다》를 다시 꺼내다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제목에 있습니다.
강석태는 2002년 첫 개인전에서도 《별을 찾아가다》라는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그때부터 어린 왕자를 소재로 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20여 년이 흐른 2026년, 그는 같은 제목을 다시 꺼냈습니다.
단순한 재현은 아닙니다. 젊은 작가가 바라보았던 별과 오랜 시간을 지나온 지금 바라보는 별은 같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예전에 좋아했던 책이나 그림을 다시 보면 작품보다 달라진 제 자신을 먼저 발견할 때가 있는데요. 이번 전시 역시 그런 ‘다시 보기’의 의미가 크게 느껴집니다.
“오늘 나는 그 별을 찾았을까”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나는 지금 내가 찾던 별에 도착했을까.
작가는 어린 왕자의 여행을 바라보며 자신의 지난 시간을 되짚습니다. 처음 작품을 발표했던 시절의 마음, 이후 이어진 작업과 생활, 새로운 선택들이 하나의 긴 여정처럼 연결됩니다.
그래서 여기서 ‘별’은 실제 천체라기보다 우리가 살아가며 찾아가는 꿈이나 방향, 혹은 잊고 지냈던 자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한때 분명히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잊고 지낸 ‘별’이 있으신가요?
순수했던 마음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
어린 왕자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입니다.
어른들에게는 당연해진 것들을 질문하고, 눈에 보이는 것보다 관계와 마음의 가치를 중요하게 바라봅니다.
강석태 역시 어린 왕자를 통해 젊은 시절 자신이 가졌던 질문과 감정을 다시 마주합니다.
지난 시간을 후회하거나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만든 시작점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 가깝습니다.
동양화에서 이어진 강석태의 작업세계
강석태는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이후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창작과 연구를 함께 이어왔습니다.
2002년 이후 20회가 넘는 개인전과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미술교육과 집필 활동으로도 작업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가족 에세이 **『어린 왕자에게 말을 걸다』**를 출간했다는 점에서도 어린 왕자가 그의 작업과 삶에 얼마나 오래 자리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품과 삶이 함께 흘러온 20여 년
한 가지 소재를 20년 넘게 이어간다는 것은 같은 이미지를 반복한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사람이 변하면 작품을 바라보는 질문도 달라집니다.
젊은 시절에는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어린 왕자의 용기를 바라봤다면, 이제는 그 여정을 지나온 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별을 찾아가다》는 한 작가의 신작전이면서 동시에 2002년부터 이어진 긴 시간의 기록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돌아가야 할 별이 있다
『어린 왕자』에서 별은 아주 작지만 하나의 세계입니다.
강석태의 작품에서도 별은 멀리 있는 목적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기억과 관계, 꿈과 삶의 방향을 다시 확인하게 만드는 장소가 됩니다.
《별을 찾아가다》는 어린 왕자를 따라 떠나는 전시이면서 결국 각자가 자신의 별을 찾아보게 만드는 전시입니다.
작품을 보면서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 하나를 가지고 전시장에 들어가 보세요.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별 하나가 다시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강석태 《별을 찾아가다》 전시 정보
전시명: 《별을 찾아가다 FOLLOWING THE STARS》
작가: 강석태
전시 기간: 2026년 8월 28일~9월 19일
관람 시간: 11:00~17:00
휴관일: 매주 화요일 및 공휴일
오프닝 리셉션: 8월 28일 오후 5시 30분
전시 장소: 갤러리 재희
주소: 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8번길 49, 2층
주요 키워드: 어린 왕자, 별, 여행, 용기, 기억, 삶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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