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선 개인전 《고양이, 별》
최경선 개인전 《고양이, 별》, 사랑했던 존재가 머무는 따뜻한 우주
함께 살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는 종종 “별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눈앞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밤하늘 어딘가에서 여전히 곁을 지켜보고 있다고 믿고 싶은 마음이 담긴 표현입니다.
최경선 작가의 개인전 《고양이, 별》은 고양이와 사람이 나눈 사랑과 기억,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따뜻한 상상으로 풀어낸 전시입니다. 2026년 7월 29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성북구 하코갤러리에서 열리며, 작가 특유의 커다란 고양이와 환상적인 풍경을 통해 사랑했던 존재가 남긴 흔적을 보여줍니다.
고양이가 별이 된다는 것
전시 제목에 담긴 ‘별’은 죽음이나 상실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함께했던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에 가깝습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에게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익숙했던 발소리와 잠자리, 밥을 기다리던 표정처럼 사소한 장면이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최경선 작가는 이러한 기억을 슬픔으로만 표현하지 않고, 고양이가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는 이야기로 바꾸어 보여줍니다.
작품 속 고양이들은 작고 연약한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보다 훨씬 커다란 몸으로 도시와 자연을 감싸거나, 밤하늘과 별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현실의 크기와 질서에서 벗어난 고양이의 모습은 상실로 인해 작아진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거대 고양이가 만드는 상상의 풍경
최경선 작가는 ‘거대 고양이’ 이미지로 잘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작가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를 계기로 길고양이의 삶과 감정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고양이가 지닌 행복과 외로움, 생명력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의 그림에서 고양이는 이야기의 배경이 아니라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적인 존재입니다. 거대한 고양이가 지붕 사이를 걷고, 사람과 함께 여행하며, 별이 된 생명을 새로운 곳으로 안내합니다.
저도 처음 거대한 고양이가 등장하는 작품을 보았을 때 귀여운 그림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자세히 바라보니 그림 속에는 길 위의 생명과 이별, 남겨진 사람의 그리움이 함께 담겨 있어 생각보다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친근한 이미지 안에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밤을 달리는 고양이》로 이어진 이야기
최경선 작가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다룬 그림책 《밤을 달리는 고양이》의 그림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거대한 고양이와 꼭두소녀가 별이 되는 고양이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길에서 갑작스럽게 생을 마친 고양이부터 가족의 곁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노묘까지, 서로 다른 이별을 맞이한 고양이들이 외롭지 않게 떠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이러한 작품 세계는 《고양이, 별》을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작가에게 고양이 별은 단순한 환상의 장소가 아닙니다. 사랑했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억과 이야기 속에서 계속 살아간다고 믿게 해주는 위로의 공간입니다.
슬픔을 부드럽게 바라보는 방법
이번 전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만을 위한 자리는 아닙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소중한 존재와 헤어지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기 때문입니다.
최경선 작가는 이별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강조하기보다 별빛과 여행, 커다란 고양이라는 상징을 활용해 슬픔에 천천히 다가갑니다.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떠나간 존재를 잊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함께한 기억을 오래 품고 살아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 속 고양이의 표정과 주변 풍경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감상 방법입니다. 고양이가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 별빛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따라가다 보면 각각의 작품이 들려주는 작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시 정보
전시명: 고양이, 별
작가: 최경선
전시 기간: 2026년 7월 29일~8월 23일
관람 시간: 수요일~일요일 오후 12시~7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화요일
장소: 하코갤러리 아트샵
주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창경궁로43길 22
《고양이, 별》은 떠나간 존재를 슬픔 속에만 남겨두지 않고, 별이 빛나는 새로운 세계로 보내주는 전시입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관람객은 물론 소중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최경선 작가의 따뜻한 상상 속에서 조용한 위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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