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개인전 《빛; 스며들다》

 

박정호 개인전 《빛; 스며들다》, 풍경 속에서 발견하는 마음의 빛

빛은 한순간에 세상을 밝히기도 하지만, 창문과 나뭇잎 사이를 지나 천천히 공간에 스며들기도 합니다. 박정호 작가의 개인전 《빛; 스며들다》는 빛이 머무는 완성된 장면보다 어둠을 지나 서서히 번져가는 과정에 주목한 전시입니다.

전시는 2026년 8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연희동 온에어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작가는 자연 풍경과 빛의 변화를 통해 시간과 기억,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감각을 차분하게 화면 위로 불러냅니다.



빛이 스며드는 과정에 주목하다

이번 전시에서 빛은 자연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각적 효과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순간처럼 어둠 속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변화와 깨달음을 상징합니다.

박정호 작가는 빛이 가장 밝게 빛나는 순간보다 주변의 색과 공기를 바꾸며 천천히 스며드는 흐름을 바라봅니다. 풍경 역시 특정한 장소를 그대로 옮긴 기록이 아닙니다. 작가가 경험한 시간과 감정, 오래된 기억이 여러 겹으로 포개진 내면의 공간에 가깝습니다.

작품 앞에 서면 처음에는 산과 나무, 하늘처럼 익숙한 자연의 이미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화면 안에 흐르는 빛의 방향과 색의 미묘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익숙했던 풍경이 어느 순간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오는 점이 이번 전시의 매력입니다.


자연 풍경에 담긴 수행자의 시선

박정호 작가는 천년고찰 무량사의 주지로 소개된 수행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품 속 자연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해석됩니다.

전시에서 ‘빛’은 어둠을 밝히는 지혜이자 삶의 번뇌와 무지를 비추는 자비의 등불을 의미합니다. 강한 빛으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마음속으로 들어와 스스로를 바라보게 하는 빛입니다.

저도 풍경화를 볼 때 아름다운 색이나 구도를 먼저 살펴보는 편인데요. 이번 전시는 무엇이 그려졌는지를 찾기보다 작품을 바라보는 동안 내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장면 안에서 예상보다 깊은 울림이 전해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바람소리처럼 다가오는 가르침

이번 전시에서 빛과 함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 바람소리입니다. 바람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지만 나뭇잎의 움직임과 피부에 닿는 감각을 통해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바람소리를 우리 곁에 조용히 머무는 가르침의 울림으로 바라봅니다. 산사의 바람처럼 소란스럽지 않게 마음을 맑게 하고, 지친 삶을 위로하며,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돌아보게 하는 소리입니다.

작품 속 빛과 바람은 서로 다른 감각이지만 모두 보이지 않는 내면의 변화를 드러낸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관람객은 고요한 풍경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고,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여백을 만나게 됩니다.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풍경

밤과 새벽의 경계는 박정호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완전한 어둠이 조금씩 옅어지고 사물의 윤곽과 색이 되살아나는 시간은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삶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 속도로 진행됩니다.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빛이 서서히 스며들듯 마음과 상황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빛; 스며들다》는 단순히 자연을 그린 전시가 아닙니다. 어둠을 지나 빛을 향해 움직이는 과정과 평범한 일상 안에서 다시 발견하는 희망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전시 정보

전시명: 빛; 스며들다
작가: 박정호
전시 기간: 2026년 8월 1일~8월 9일
관람 시간: 화요일~토요일 오후 12시~6시
휴관일: 일요일·월요일
관람료: 무료
장소: 온에어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14길 62-57

전시 종료일인 8월 9일은 일요일이지만 공식 운영 안내에는 일요일 휴관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날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갤러리에 특별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빛; 스며들다》는 빠른 해석보다 천천히 머무는 감상을 권하는 전시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싶다면, 박정호 작가가 그려낸 빛의 흐름을 따라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자신만의 풍경을 발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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