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방》, 작업실에서 시작된 예술이 세상과 만나는 순간

 

전주 우진문화공간 《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작업실이 하나의 전시가 되다

작가의 작업실은 조금 특별한 공간입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과 재료, 실패한 흔적과 메모까지 뒤섞여 있고, 세상에 공개되기 전 가장 개인적인 생각들이 머무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주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리는 《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방》은 바로 그 ‘작업실’에서 출발합니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12명의 작가가 자신의 방에서 시작된 기억과 사유를 작품으로 풀어내고, 그것이 전시장과 관람객을 만나며 어떻게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작가에게 ‘방’은 어떤 공간일까

전시 제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입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방이 휴식과 사적인 시간을 위한 공간이라면 작가의 작업실은 생각이 형태를 얻는 장소입니다.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가 스케치가 되고, 재료와 만나 작품으로 변합니다. 때로는 버려진 작업이나 실패한 시도도 다음 작품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방’은 물리적인 장소이면서 동시에 각 작가가 구축해온 개인적인 창작 세계를 의미합니다.


방에서 태어난 작품은 결국 바깥으로 간다

작품은 작업실에서 완성되지만 그곳에만 머물지는 않습니다.

전시장에 놓이는 순간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만나고, 관람객은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겹쳐봅니다.

작가가 아주 개인적인 기억에서 시작한 작품도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나 어린 시절, 지금 살고 있는 사회를 떠올리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전시를 볼 때 작가가 설명한 의도와 전혀 다른 개인적인 기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그 순간 작품은 작가의 ‘방’을 벗어나 관람객의 세계로 들어온다고 생각합니다.


12개의 방이 만드는 12개의 시선

이번 프로젝트에는 전북 지역 작가 12명이 참여합니다.

특히 후반전에서는 고형숙, 김지우, 박경덕, 박현진, 최혁, 한정무의 작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여섯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가 같지는 않습니다. 살아온 시간과 관심사, 사용하는 재료와 표현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체전의 재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작품 하나씩 감상한 뒤 옆 작품과 비교해보면 한 공간 안에서도 전혀 다른 ‘방’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바깥’은 전시장보다 더 넓다

전시에서 말하는 바깥을 단순히 작업실 밖으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품이 전시장에 나오면서 사회와 만나고, 사람 사이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생기는 모든 과정이 바깥으로의 확장입니다.

예술은 작가 혼자 완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얻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전시에서 작품을 볼 때 작가의 의도를 먼저 알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자신의 느낌을 먼저 따라가시나요?

이번 전시는 후자의 방식으로 감상해봐도 잘 어울립니다.


전시와 공연, 강연이 한 공간에서 만나다

《방 그리고 바깥》은 작품만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ART NIGHT 프로그램을 통해 공연과 미술 강연, 작품 경매도 함께 진행됩니다.

후반전 ART NIGHT는 9월 12일 오후 6시 40분에 마련되며, 피콜로이스트 반준혁의 공연과 이창용 도슨트의 강연 **〈르네상스의 거장 2편 미켈란젤로〉**이 이어집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조용히 감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음악과 미술사, 경매를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작품 경매가 더하는 또 하나의 ‘바깥’

작품 경매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성격과 잘 연결됩니다.

작가의 작업실에서 시작된 작품이 전시장에 나오고, 다시 누군가의 일상 공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미술품을 소유하는 일은 작품을 단순히 구매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한 작품을 매일 바라보고 함께 생활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작업실에서 시작된 예술이 가장 현실적인 ‘바깥’과 만나는 순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방을 지나 새로운 바깥으로

《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방》은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는 아닙니다.

대신 작품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다른 사람의 세계와 연결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개인적인 기억에서 출발한 작품이 전시장에 놓이고, 다시 관람객의 경험과 만나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12개의 방은 서로 독립되어 있지만 결국 하나의 전시장에서 만나 더 넓은 바깥을 향해 열립니다.

전시장을 찾는다면 작품을 보며 ‘이 작품은 어떤 방에서 시작됐을까’ 그리고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을까’를 함께 생각해보세요. 단체전을 조금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방》 전시 정보

전시명: 《방 그리고 바깥: 12개의 방》
전체 전시 기간: 2026년 8월 6일~9월 23일
후반전: 2026년 9월 1일~9월 23일
후반전 참여 작가: 고형숙, 김지우, 박경덕, 박현진, 최혁, 한정무
관람 시간: 10:00~20: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전시 장소: 우진문화공간 갤러리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1062-3
ART NIGHT 후반전: 9월 12일 18:40
프로그램: 피콜로 공연, 미술 강연, 미술품 경매
주최: 전북특별자치도
주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우진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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