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Lee Sun Hee)작가
이선희 작가, 꽃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상처와 희망을 그리다
꽃은 아름다운 순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이선희(Lee Sun Hee) 작가는 씨앗이 어두운 땅속에서 침묵을 견디고, 발아와 만개, 낙화를 거쳐 다시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과정을 인간의 삶과 연결한다. 그의 작품에서 꽃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기쁨과 슬픔, 상처와 치유, 좌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비추는 상징이다.
작가는 꽃이 피어나기 전 씨앗이 긴 어둠과 기다림을 통과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화려하게 만개한 순간 뒤에는 보이지 않는 인내와 진통의 시간이 존재한다. 이러한 꽃의 생애는 어려움을 견디며 성장하고, 쓰러진 뒤 다시 일어서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Untitled 001(2018)꽃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생애
이선희 작가는 꽃을 반복해서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다.
앞다투어 피어난 꽃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잎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꽃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시 피어날 생명을 품은 씨앗이 남는다. 탄생과 성장, 소멸과 재생이 반복되는 자연의 순환은 인간이 살아가며 경험하는 희로애락과 연결된다.
작가에게 시들어가는 꽃은 실패하거나 가치가 사라진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살아낸 뒤 다음 생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꽃은 화려함뿐 아니라 안쓰러움과 쓸쓸함, 강인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작가는 꽃이 안쓰럽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는 상처가 없는 완벽한 삶보다 고통을 견디며 성장한 삶에서 더 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시선으로 읽을 수 있다.
사실적인 꽃과 분할된 화면
이선희의 작품은 꽃의 형태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화면을 선과 면, 색의 흐름으로 분할하고 재구성한다.
꽃의 일부는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다른 부분은 잘리거나 왜곡되고, 색면과 혼합재료 속에 겹쳐진다. 이러한 구성은 눈앞에 보이는 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꽃에 투영된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다.
화면 속 갈라진 면과 이어지는 선은 삶에서 경험한 갈등과 단절을 떠올리게 한다. 서로 다른 색과 형태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모습은 상처와 치유가 반복되는 인간의 내면과도 닮아 있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과 혼합재료를 사용해 꽃의 형상을 재구성한다. 아트넷에 등록된 2018년 작품들은 정사각형과 세로형 화면을 중심으로 제작됐으며, 사실적인 꽃과 추상적인 화면 구성이 함께 나타난다.
인간애를 품은 꽃
이선희의 꽃은 개인의 상처를 표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작가는 꽃을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비유한다.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습이 없는 꽃들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것처럼, 사람 역시 서로 다른 성격과 경험을 가지고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작품 속 꽃은 이러한 관계를 담아내는 집이자 울타리가 된다.
그래서 이선희의 작품은 특정한 꽃의 종류나 계절을 보여주는 정물화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표현한 회화에 가깝다. 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고통받는 존재를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품으려는 인간애가 담겨 있다.
세 단계로 이어지는 꽃의 이야기
작가의 꽃 연작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 세 단계로 이어진다.
‘The Flower 1st’는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꽃이며, ‘The Flower 2nd’는 역경을 포용하는 꽃이다. ‘The Flower 3rd’는 고통을 지나 다시 꿈을 꾸는 희망의 꽃으로 확장된다.
꽃은 발아하는 순간부터 울고 웃으며 성장한다. 때로는 쓰러지지만 다시 일어나고, 마지막에는 새로운 생명을 위한 흔적을 남긴다. 이러한 과정은 상처를 겪더라도 다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인간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선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때는 먼저 꽃의 아름다운 형태를 바라본 뒤, 화면을 나누는 선과 색면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꽃이 어느 부분에서 잘리고 이어지는지, 사실적인 표현과 추상적인 부분이 어떻게 만나는지 관찰하면 작품에 담긴 감정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이선희의 꽃은 완벽하게 피어난 순간만을 찬양하지 않는다. 어두운 땅속에서 견뎌낸 시간과 시들어가는 과정까지 모두 하나의 생으로 받아들인다.
그의 작품은 상처와 갈등을 경험하는 우리에게 아픔 역시 성장의 일부이며, 낙화 이후에도 다시 피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조용한 위로를 전한다.
이선희 작가 프로필
작가명: 이선희
영문명: Lee Sun Hee
주요 장르: 회화
주요 재료: 캔버스에 아크릴과 혼합재료
주요 소재: 꽃, 생명의 순환, 인간의 희로애락
작품 특징: 사실적인 꽃과 추상적 색면의 결합, 화면 분할, 상처와 치유의 상징
주요 개인전: 2015년 제1회 개인전 1898갤러리, 2016년 제2회 개인전 성옥갤러리
작품 소장: 성옥문화재단
주요 수상: 1982·1983년 노동문화재 수상, 1987년 제1회 동국불교미술대전 동상
#이선희작가 #LeeSunHee #꽃그림 #꽃을그리는작가 #현대회화 #한국미술작가 #아크릴화 #혼합재료 #생명의순환 #상처와치유 #희망의꽃 #인간애 #미술작가소개 #아트넷 #아트공간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