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익 (Hyunik Cho)작가
조현익 작가, 신앙과 가족에서 게임 캐릭터까지 동시대의 아이콘을 그리다
종교화의 성인과 게임 속 캐릭터를 같은 화면에 놓는다면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까?
조현익(Hyunik Cho) 작가는 종교와 국가, 가족과 대중문화처럼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는 대상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회화와 설치 작업으로 탐구한다. 초기에는 빛과 신체, 신앙의 문제를 다뤘으며, 이후 가족의 일상과 육아 경험을 거쳐 최근에는 게임 캐릭터와 대중문화 이미지를 ‘네오 이콘’이라는 새로운 성화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Ophelia (Flash-S-110997)(2011)
조현익 작가의 작품세계
조현익은 세종대학교 회화과와 같은 대학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2005년 《플래시Ⅰ》을 시작으로 빛과 욕망, 종교와 믿음, 가족과 육아, 게임 문화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삶과 사회적 가치가 만나는 지점을 꾸준히 작업해왔다.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 빛은 단순한 조형 요소가 아니었다. 강한 섬광과 어두운 신체 이미지를 통해 아름다움과 폭력, 생명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감각을 표현했다. 이후 《빛의 사원》과 《사원 혹은 사원》에서는 종교적 상징과 세속적인 이미지를 결합하며 무엇을 믿고 숭배하는가를 질문했다.
믿음은 절대적인 가치일까?
2016년과 2017년에 열린 《믿음의 도리》 연작은 조현익의 작업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시다.
작가는 교회 전단지와 버려진 가훈, 조화와 봉황 문양처럼 한때 권위와 믿음을 상징했던 사물을 작품 안으로 가져왔다. 그러나 전시장에 놓인 사물들은 더 이상 완전한 신뢰의 대상이 아니다. 종교와 국가, 가족 안에서 믿음은 지켜지기도 하지만 의심받거나 배신당하고 버려지기도 한다.
관련 평론은 조현익의 작업이 종교적인 믿음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국가제도 등 우리가 당연하게 신뢰해온 가치의 불안정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가족사진과 육아 일기로 변화한 화면
결혼과 육아 경험은 작가의 작품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었다.
2018년 《가족사진》과 《육아 일기》에서는 작가의 아이와 가족이 화면의 중심에 등장한다. 이전 작품의 어둡고 비판적인 분위기 대신 아이의 성장과 식사, 놀이처럼 평범하지만 소중한 순간이 새로운 성화의 소재가 된다. 아트넷에는 《가족사진》, 《육아 일기》와 함께 당시까지 이어진 주요 개인전과 국내외 전시 이력이 등록돼 있다.
작가에게 가족사진은 단순한 사적 기록이 아니다. 종교적 성화가 공동체의 믿음과 이상을 보여주었다면, 가족의 일상은 오늘날 개인이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사랑과 생존, 돌봄의 가치를 보여준다.
네오 이콘, 새로운 시대의 성화
최근 조현익은 ‘네오 이콘(Neo Icon)’ 연작을 통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종교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2024년 《네오 이콘: 가족사진》에서는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 캐릭터와 가족 구성원을 하나의 집단 초상처럼 배치했다. 대형 작품 〈Neo Icon: Family Photo-Big Game Masters and Friends〉에는 여러 게임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며, 캔버스는 현대 어린이의 관심과 상상력을 기록하는 새로운 가족사진이 된다.
과거의 성화가 신과 성인을 숭배의 대상으로 표현했다면, 오늘날에는 게임 캐릭터와 유명인, 브랜드 이미지가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 조현익은 이러한 대중문화의 형상을 비판하거나 찬양하기보다, 사람들이 무엇을 사랑하고 믿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드는지 관찰한다.
2025년에는 《네오 이콘: 게임 모드》 개인전을 열며 게임 문화와 디지털 이미지에 관한 작업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OCI미술관에서 박그림 작가와 함께 《잘 살고 있는 나를 죄인으로 만들기도 하며》를 선보였고, 2026년에도 여러 기획전에 참여하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조현익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
조현익의 작품을 볼 때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가 왜 함께 놓였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종교적 장식과 게임 캐릭터, 가족사진과 성화의 구도가 충돌하면서 익숙한 이미지에는 새로운 의미가 생긴다. 작품 속 인물을 단순한 캐릭터로 보기보다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고 기억하며 숭배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작가의 질문이 더욱 선명해진다.
조현익은 신앙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게임 문화로 소재를 확장해왔다. 그러나 작품의 중심 질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은 무엇을 믿고, 어떤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삶과 관계를 확인하는가라는 질문이다.
그의 작품은 동시대의 일상적인 이미지를 새로운 아이콘으로 바꾸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믿음과 욕망을 한 장의 가족사진처럼 보여준다.
조현익 작가 프로필
작가명: 조현익
영문명: Hyunik Cho
주요 장르: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학력: 세종대학교 회화과 및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주요 주제: 믿음, 종교, 국가, 가족, 육아, 게임과 대중문화
주요 연작: 플래시, 빛의 사원, 믿음의 도리, 가족사진, 네오 이콘
주요 개인전: 《육아 일기》, 《가족사진》, 《성스러운 순간들》, 《네오 이콘: 가족사진》, 《네오 이콘: 게임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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