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on139 개인전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

어른이 된 우리에게 건네는 유쾌한 선언

Hedon139 개인전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하지 못하며, 때로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는 일이 성장의 증거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Hedon139의 개인전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는 이러한 ‘어른다움’에 유쾌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8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경기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제1기획전시실에서 열립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전시로, Hedon139 특유의 그래피티 표현과 키치한 캐릭터를 통해 어린 시절의 감정과 취향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어린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어린아이는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며, 좋아하는 캐릭터나 장난감에 거리낌 없이 애정을 표현합니다.

낡은 인형에도 이름을 붙이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루 종일 반복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점차 감정을 감추는 방법을 배웁니다. 좋아하는 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면 유치해 보일까 걱정하고, 상처받아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취향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Hedon139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포기했던 감정과 취향을 다시 꺼내 보여줍니다.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라는 제목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단순한 선언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좋아하겠다는 작가의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유치함은 버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켜낸 것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치함’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입니다.

일반적으로 유치하다는 말에는 미성숙하거나 수준이 낮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Hedon139는 유치함을 성장 과정에서 미처 버리지 못한 감정이 아니라, 끝까지 잃지 않고 지켜낸 소중한 가치로 바라봅니다.

작가는 현실의 상처를 감추는 대신 그 위에 분홍색을 칠하고, 외로움에는 반짝이는 장식을 더하며, 버려진 기억에는 새로운 낙서를 남깁니다.

스프레이와 자유로운 선, 화려한 색채와 캐릭터를 활용한 작업은 상처를 지우기보다 새로운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아트넷에 공개된 작가의 전시 소개에서도 이번 전시는 현실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된다는 이유로 포기했던 취향과 감정, 어린 시절의 마음을 다시 마주하는 전시로 설명됩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Hedon139

Hedon139는 그래피티와 디지털 이미지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캐릭터와 시각 언어를 만들어가는 젊은 작가입니다.

자유로운 선과 강렬한 색채, 거리의 낙서를 연상시키는 표현 위에 귀엽고 키치한 캐릭터를 결합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작가의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분홍색 아기 악마 ‘헤빌’과 아기 타락 천사 ‘헨젤’이 있습니다. 두 캐릭터는 선과 악을 단순하게 구분하기보다, 인간이 가진 사랑과 외로움, 욕망과 순수함처럼 서로 모순되는 감정을 보여주는 존재로 읽힙니다. 작가의 공식 소개에서도 헤빌과 헨젤을 활용해 귀엽고 키치하면서도 힙한 분위기의 그래피티 작업을 전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Hedon139는 2003년생의 MZ세대 작가로 소개되고 있으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오가며 그래피티의 자유로운 표현과 분홍색 악마 캐릭터를 중심으로 작업해 왔습니다.


분홍색으로 다시 그린 상처와 기억

Hedon139의 작품에서 분홍색은 단순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색으로만 사용되지 않습니다.

분홍색은 사랑과 낭만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상처와 외로움을 감싸는 색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밝고 화려한 이미지 안에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불안, 관계에서 경험한 상처를 함께 담아냅니다.

귀여운 캐릭터와 반짝이는 장식, 강렬한 그래피티가 먼저 눈길을 끌지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밝은 이미지 뒤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대비는 Hedon139의 작업을 단순한 캐릭터 아트나 장식적인 그래피티에 머물지 않게 합니다. 사랑과 파괴, 순수함과 욕망, 천사와 악마처럼 서로 반대되는 요소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합니다.


현실을 피하는 전시가 아닌 나를 되찾는 전시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는 모든 책임을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도망치기보다는, 현실을 살아가느라 잊어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 찾자는 제안에 가깝습니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슬프거나 외로운 감정을 무조건 감출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취향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작가가 말하는 ‘아기’는 나이가 어린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좋아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만나는 그래피티와 캐릭터 아트

이번 전시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Hedon139의 작업은 거리에서 출발한 그래피티의 자유로움과 만화·캐릭터 문화의 친숙한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만화와 캐릭터, 서브컬처를 다루는 한국만화박물관의 공간적 특성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현대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관람객도 귀여운 캐릭터와 화려한 색채를 따라가며 작품에 비교적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래피티, 캐릭터 아트, 일러스트, 팝아트와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다면 Hedon139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시를 더욱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

작품을 감상할 때 먼저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살펴보세요.

귀엽거나 장난스럽게 보이는 캐릭터가 어떤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지, 화면 안에서 천사와 악마의 이미지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생각해 보면 작품의 의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또한 작품 속 분홍색과 반짝이는 장식이 단순한 꾸밈인지, 아니면 감추고 싶은 상처를 덮거나 새롭게 변화시키는 장치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어른이 되면서 포기하거나 숨겼던 취향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세요. 전시의 제목처럼 오늘 하루만큼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게 좋아해 보는 것도 특별한 전시 감상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Hedon139의 개인전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는 화려한 그래피티와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어른이 된 우리의 감정과 취향을 돌아보게 하는 전시입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했던 것과 솔직한 감정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유치함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춰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끝까지 지켜낸 순수함이자 자신을 자신답게 만드는 중요한 감정으로 바라봅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자신의 취향과 감정을 잠시 잊고 있었다면,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어린아이를 다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조금 늦게 철들어도 괜찮습니다.

오늘부터 아기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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